아름다움이 있는 곳
"거리는 누비라고 있는 거다.
술집은 어울리라 있는 거고.
밥집은 해장하라고 있는 거다."
이 원칙을 오늘도 지켰다.
참숯을 확인하고 쪽갈비 집으로 들어갔다.
서빙녀는 카자흐스탄 아가씨다.
쪽갈비는 팍팍한 것이
일산 쪽갈비 거리만 못하다.
눌은밥 하고 같이 먹으니 한결 낫다.
이차는 폴란드 보드카 파는 집이 있다 해서
귀가 솔깃했다.
주인인 불가리아 할아버지,
70 넘었다는데 활기차게 일한다.
소일거리로 괜찮은 모양이다.
역시 폴란드 보드카는 향이 좋다.
커피 향이 들어간 것은 텁텁해서 아니었고.
잔술을 계속 시켜대니
불가리아 김치라고 시큼한 것을
서비스로 내놓는다.
독일의 사우어크라우트 같은
유산균 폭탄 양배추 김치이다.
요구르트의 나라답게
발효 음식이 있구나 생각했다.
와인도 불가리아가 유럽의 원류로 알고 있다.
해장을 하려고 순댓국집을 찾아 들어가니
아줌마가 사람 수대로 주문을 해야 한단다.
다들 그냥 나와 욕을 해댔다.
문화가 상업적으로 너무 변질되어 가는 것은
한국의 정 문화가 아니지.
김광석 음악에 끌려 들어간 실내 밥집,
4명이 2인분만 시켜도 되냐니까
아르바이트생이 1인분이라도 충분할꺼란다.
참신한 젊은이다.
김치찌개로 해장하니 개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