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희 Nov 20. 2019

서울 - 이태원 뒷골목 산책 2

아름다움이 있는 곳




[소소한 일상의 여행]


이태원은 여러 나라 음식 문화가 있기에

호기심을 갖고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일행 중 한 친구가 선정한

잘한다는 일식집.


참치타다끼는

참 훌륭한 술안주가 아닐 수 없다.

생참치를 겉을 살짝 구워서 

안과 밖의 두 가지 맛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으니,

씹어 먹어야 되는지 알고 입에 넣으면

어느새 입에서 녹는다.

그렇게 속아 가며 계속 먹게 된다.

술도둑이 아닐 수 없다.


초고등어회가 

고등어가 비린내가 전혀 없는

기막힌 것으로 둔갑된 사연인즉은

1년 숙성시킨 거란다.

1년간 그 관리비도 안 나오는 가격이다.


한 친구는 굴튀김을 시켰다.

굴전하고 비슷하겠지 싶었는데

웬걸 빵가루까지 두루 묻혀 제대로 나온다.

고급스러워.


국물이 하나 있어야겠기에 

나가사끼 짬뽕을 고집했다.

제일 무난하니까.





일행 중 신경정신과 의사가 있어

물어보니 뭉크를 좋아한단다.

뭉크의 정신병 명이 뭐냐니까,

고흐와 같이 정신분열증이란다.


근데 왜 하필이면 사람들이

정신병자들의 그림을 좋아하냐니까,

모든 사람이 정신적 문제들을

조금씩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그런 문제를 병적 그림을 보고 

공감과 위안을 받아서 란다.

의사다운 해석에 끄떡여졌다.


덪붙여서 정신과 이론을 들었다.

모든 사람은 발산을 해서

정신적인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유머나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사람들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성숙한 경우이기 때문에.


이 논리는 상당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발산으로 정신적 정화를 하되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안 주고

재미와 감동을 준다는 측면에서...


나는 화가로서 고흐의 얘기를 빗대서

왜 그림을 그렇게 치열하게 그렸는지를 

얘기했다.

고흐의 경우 정신적 증세가 심해서

평소에 힘든데 그림에 몰두하면 

그나마 잡념에서 벗어 나 괴로움이 덜해서

계속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으리라고.

밤이고 낮이고...





배부르니 2차로 독주를 찾아 

보드카 파는 집으로 간 곳은

'솔 트레인'이라는 재즈 바.

주말에는 외국인들로 북적북적 하단다.

이태리산 보드카는

스트레이트로 마시기에는 역해서

토닉 워터를 타서 라임을 띠워 마셔야 했다.





3차는 뒷골목을 어슬렁거리다 발견한

모로코 식당.

파리 학생 식당 메뉴 중 좋아했던 

'쿠스쿠스'가 생각나 무조건 들어갔다.


먹으면 기분 좋아지는 것을

'소울 푸드'라 정의한다.

누구에게나 소울 푸드는 있다.

나에게 몇 개의 소울 푸드 중 하나가 

'쿠스쿠스'이다.


쿠스쿠스는 

모로코와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올리브기름에 각종 향료를 볶은 후

야채와 고기를 스튜처럼 끓인 음식이다.

밀을 잘게 빻아서 찐 다음에 

건조한 '스믈'이란 곡식에 부어서 

소시지를 얹어서 먹는다.

그 만족도는 포만감 면에서 최고이고

두고두고 가끔 생각난다.


아프리카식 소시지 메르게즈와

병아리 콩이 안 들어가고 '하리사'라는 

아프리카식 고추장이 없어서 서운했지만, 

배가 부른대도

스물과 메콤한 스튜만으로도 

계속 먹어댔다.

스믈의 담백한 맛이 은근 중독성이 있어서 이다.





다음 날 해장으로 순댓국을 찾아 나섰다.

서울서 가장 유명한 을지로에 순댓국집.

과연 명성대로 깨끗함의 극치였다.

재료의 신선도 때문이리라 생각했다.























작가의 이전글 서울 - 이태원 뒷골목 산책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