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에서 마주한 기대와 혼란
브런치스토리를 처음 알게 된 건, 기자가 아닌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마음먹었을 때였다.
심사를 통과해야 글을 쓸 수 있다는 조건이 있었지만
그것이 나를 망설이게 만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검증 과정을 거친다는 사실이 든든했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이라면 기본은 갖췄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무엇보다 누구나 자유롭게 작가가 되어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늘 특정 목적으로 기사를 써온 내게, 글에 대한 '자유'는 무척 소중했으니까.
그러나 막상 브런치스토리의 글들을 읽었을 때, 첫 느낌은 당황스러움이었다.
경험과 지식, 삶에 대한 깊이가 담긴 글을 기대했지만 주제와 완성도는 천차만별이었다.
누군가의 요구에 맞춰 기사 쓰는 일에 지쳐 "이제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쓰겠다"는 각오로 브런치스토리에 들어왔다.
그런데 클릭한 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마다 실망이 밀려왔다.
기사 제목은 거창했는데 내용이 평이하면, 소위 '낚였다'는 표현을 쓰듯 말이다.
작가라는 타이틀과 검증된 절차가, 우리가 실패할 확률을 낮춰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브런치스토리는 그런 플랫폼이 아니었다.
그때부터 검증이란 과정 자체에 의문이 생겼다.
얼마 전 박 스테파노 님의 글, <그 많던 브런치 작가는 어디 갔을까>를 읽었다.
오랜 시간 이곳에서 활동한 작가님의 고민과 철학에 깊이 공감했다.
우리는 늘 재미없는 영화나 책을 선택하는, 실패를 할까 두려워한다는 말이 나에게도 참 아팠다.
나 역시 영화나 드라마가 재미없을까 봐 요약본으로 대신 볼 때가 있다.
바쁘게 살며 매 순간 선택하는 시대, 우리는 늘 기대와 실망 사이에서 줄타기한다.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된 뒤,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정말 작가가 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그냥 나만의 글을 쓰고 싶었던 걸까.
생각해 보면, 속상할 때 위로받고 싶어 몇 줄 끄적이는 것도 글이다.
결국 문제는 기대였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
네이트판에는 누구나 글을 올린다.
글이 다소 서툴러도, 그 사연이 진실이라는 믿음이 사람들의 공감을 이끈다.
그렇다면 브런치스토리를 이용하는 독자들의 기대를 의식하지 않고 글을 써도 되는 걸까?
익명으로 내 마음을 털어놓고 싶다는 매력에 끌려 이곳을 찾았는데,
작가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 앞에서 여전히 망설인다.
정답이 무엇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마음을 솔직히 담아내면서도 독자에게 예의를 지킨다면, 그 진심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