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 동네 감자탕집 앞을 지났다.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하나 같이 이를 쑤시며 나왔다. 어머나. 이를 공개적으로 쑤시다니. 신체에 낀 찌꺼기 처리는 남몰래 하는 거 아닌가. 나는 살짝 민망해졌다. 못 본 척 그들을 지나쳐 계속 길을 걸었다.
거리 여기저기에 이쑤시개가 떨어져 있었다.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는데, 어느새 이쑤시개를 따라 걷고 있었다. 쿠키 조각을 따라 집을 찾아가는 헨젤과 그레텔처럼.
이쑤시개가 안내한 곳은 코다리찜집. 코다리찜집에서 나오는 사람들도 입에 이쑤시개를 물고 있다. 몇몇은 바로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을 빼내고, 몇몇은 안 보이는 데서 정리할 생각인지 이쑤시개를 손에 옮겨 쥐었다. 이렇게 수많은 이쑤시개를 마주한 날이 있었나. 어리둥절.
어쨌건 산책은 계속됐다. 드문드문 이어진 식당마다 이쑤시개를 쓰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길에는 버려진 이쑤시개가 보인다. 누가 작정하고 연출한 거 아닐까 싶어 괜히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 이쑤시개를 맛집 인증 표시로 쓰면 어떠려나. 이쑤시개가 없는 식당은 없고, 식당 주변에 이쑤시개가 많이 떨어진 집일수록 손님이 많이 다녀갔다는 뜻일 테니까. 어쩌면 미슐랭이나 블루리본보다 이쑤시개 쪽이 더 솔직한 인증 마크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