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에 차마 적지 못할 한 줄

당신이 어디에 있든, 느낄 수 있습니다.

by 에그페스토

나에겐 오래된 특기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벌레 감지기!' 한국에서도 캐나다에서도 방문한 여러 해외에서도 나는 장소를 불문하고 항상 벌레를 감지했다.


하지만 벌레를 정말 싫어하고 무서워하기에 잡지는 못하고 항상 도망가기에 바빴는데, 호주에서 벌레군단을 겪고 나니 작은 벌레는 뭐랄까?좀 쉬워졌달까? ㅎ.. 한마디로 흐린눈 스킬이 추가되었다.


현재 쉐어룸에서 살고 있는데, 이 집에는 나보다 먼저 이사 온 이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Drugstore Beetles(드럭스토어 비틀즈, 약국 딱정벌레)'가 되시겠다. 생긴 건 초파리랑 비슷한데 같이 몇 달 지내보니 얘네들은 좀 덜 날고 많이 기어 다니며 빛을 좇지 않는다는 게 차이점이다.

(**주관적 의견일 뿐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검색하기도 싫어서요.)


나의 룸메는 나와 비슷한 게으름뱅이라 서로 흐린눈을 하고는 했는데, 예의없는 비틀즈가 룸메 머리 위로 떨어지자, 룸메는 치를 떨며 대뜸 '벌레 박멸! 벌레 퇴출!'을 선포했다. 그리고 운이 좋은 나는 버그 파이터(룸메)가 비틀즈와 싸울 때 딱 퇴근을 하였고, 그대-로 버그파이터에 합류하게 되었다...!


하... 치워도 치워도 비틀즈는 끝이 없고, 와.... 벌레가 종이를 먹으면 어떤 모양인지 뭐 이런 걸 이제 구분할 수 있는 특별 능력이 생겼다.


룸메와는

"어떻게 세*코 지원해?"

"아~ 우리 뭐 박사지 박사."

하며 농담 따먹기를 하다가도 쪽수로 밀어붙이는 비틀즈에 치를 떨었다.


분명 다 잡은 줄 알았는데 나의 벌레 감지기는 계속해서 가동되었고, 나의 룸메는 거기에 왜 아직도 있는거야악! 하고 좌절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2시간 동안 계속 벌레와 싸웠다.


타지에서 서로 다른 문화로 만난 우리는, 비틀즈를 통해 전우애를 쌓았다. 부디 내일은 사라졌길 바라며, 오늘 밤은 비틀즈의 Let It Be를 듣고 자야겠다.


Please let it be My home...

이전 01화제 발음이 문제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