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삶을 주어 담아 다른 사람에게 주기
비디오 킬 더 라디오스타가 불가능했듯
전자 결재로 종이가 사라질 것 같았지만
라디오도 종이도 여전히 존재감 뿜뿜인 현실이다.
아니 오히려 운전자에겐 아직도 라디오가 절대적이고
당장 회의를 하더라도 손에 쥐고 눈이 보이는 종이부터
찾게 된다. 눈과 귀를 만족시킬 마당한 뭔가가 없는 게 아닐까? 싶었지만, 그 두 가지를 만족시킬 유튜브가 있었으니이제 글 같은 건 누가 읽을까? 싶기도 하다.
나도 뭔가(정보) 필요할 땐 유튜브부터 검색한다.
검색만 하면 맨 처음 유튜브가 뜨고 자극적인 제목에 호기심이 일며 이내 기울어진 삼각형으로 손이 간다.
그렇게 2-3분짜리 관련 영상 몇 개를 그것도 5초 간격으로 넘겨 가며 보고 있다. 하지만 곧 관련 정보가 가득 적혀 있는 글을 찾아 읽고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굳이 프린트도 해 둔다. 아마도 내겐 영상이 글의 완전 대체재가 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난 유튜버 같은 글튜버다.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글로 먹고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유튜버로 돈 버는 사람 같이 활동하고 생각하고 움직이고 있다.
그들이 영상 소재와 아이디어를 찾고 생각하는 모습, 매 순간을 무언가를 카메라에 담고 있는 모습은 흡사 글튜버인 내가 글감을 찾고 담는 것과 비슷하다.
나는 주로 책을 읽거나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주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관찰하며 소재를 찾는다. 정확히는 발견한다. 그 발견된 글감은 내게 감정적으로 이성적으로 어떤 임팩트를 주는 것들인데 내가 찾았다기 보단 그곳, 그 상황 속에서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뭔가 찾으려 하면 더 숨어버리기에 (뭔가 탁! 이거다 하고 생각했는데 금방 사라지는) 발견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이렇게 매 순간을 카메라가 아닌 생각과 감정의 서랍에 담고 즉흥적으로 또 오랜 기간 묵혀두고 때가 되면 글로 풀어낸다. 이런 생각과 행동의 과정은 의식적이라기보다 습관화된 것 같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버린다. 결국 이런 일련의 과정은 나란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또 받아들이는 방법인 것 같다. 그래 난 글로 인생을 배웠어요! 하는 글튜버다.
글튜버인 나의 하루도 여느 사람들과 비슷하다.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내려 직원 셔틀에 다시 올라 도착한 병원에서 오늘 맡겨진 근무를 하고 시간이 되면 퇴근한다. 하지만 글튜버의 속내는 사뭇 다른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잠들기 전 생각하거나 쓰다만 글과 글감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다시 이 단어 저 문장을 끼우고 맞추는 글튜버의 하루가 시작된다.
씻고 옷을 입고 아! 오늘은 비가 오닌깐 사랑은 봄비처럼 들으며 출근해야지.. 라며 그 노래가 주는 힘(마치 다른 세계로 옮김 당하는 착각)을 기대한다. 또 라디오 디제이 목소리를 들으며 그 사람의 얼굴과 인간미, 진정성에 대해 떠올리고 잠깐 읽어 준 시나 책의 내용을 마음에 담아 두기도 한다. 지하철에 같이 탄 사람들을 관찰하며 패션, 계절 뭐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본다. 그렇게 출근하는 동안 이건 나중에 쓸 글감 이건 아니고.. 하는 선별과정을 마무리하면 어느새 일터에 도착해 있다.
도착한 직장은 또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서 그 신기한 일들과 별스런 사람들 사이에서 희노애락을 느낀다. 그리고 퇴근길에 눈과 귀, 가슴과 머리로 혼자만의 영상을 만들어 상상하고 문구도 새겨 넣는다. 그렇게 글튜버는 매 순간순간을 발견하느라 정신없는 사람처럼 삶을 담고 있다. 그렇게 담긴 글을 정갈한 음식을 내주듯 다른 사람에게 주고 싶어 노력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