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술학원

부모, 사랑에 빚진 사람들

부모가 변하면 아이에게 생기는 일들

by 오아팸

우린 부모에게 받은 사랑을 내 아이에게 갚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선 우리 삶의 길이가 그럴 수밖에 없을뿐더러 그 깊이도 내 부모의 사랑에 닿기엔 한참이 모자르다.

설령 그 사랑의 빚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조차 예외는 없다. 사실 부모는 낳아준 것으로 그 사랑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사랑의 빚은 특이하게 채무이행의무가 없다. 주고받았으면 땡이다. 누구 하나 뭐라 할 사람도 없다. 준 사람도 그 빚의 대가를 원하지 않고 주는 것으로 인해 더 행복했다고 말한다. 감히 사랑은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다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사람의 이성이나 고민해본 원리보다 항상 우위를 점하는 것 같다. 때문에 우린 항상 사랑에게 지고 만다.

아이를 향한 우리의 사랑은 어디서 시작된 갈까? 이건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같은 질문처럼 우린 결론 낼 수 없고 알 수도 없다. 백년 사는 사람도 몇 안되는데 그 사랑을 논하기엔 인생은 짧디 짧다. 그래서 그딴 의문과 답 찾기를 멈췄다. 그냥 내 아이를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사랑하기로 했다.

내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난 아이를 사랑하고 있는지 모른다. 부모에게 받은 사랑의 지도에 따라 아이에게 가고 있다. 그 지도의 이름이 있는데 바로 내리사랑이다.

부모는 자기 부모 + 아이에게 사랑 빚을 진 사람이다. 얼마나 큰 빚을 졌기에 아이의 작은 신음에도 온갖 마음이 쓰이고 오미클론에 걸려 열나는 모습을 차마 눈뜨곤 볼 수 없어 울어버리고 마는 부모다.

그런 아이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주어진 사명 같은 존재다. 요즘엔 사명이니 의무니 고결하고 순전한 정신 같은 말을 찾아보기 힘들다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재미가 없어서.. 그런데 부모라는 사람은 그런 사명을 받았고 오늘도 수행하고 있다. 그 가치를 알고 모르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아이를 돌보고 밥 먹이고 씻기고 훈육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모에게 허락된 일종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은혜는 내가 도저히 받을 수 없데 받은걸 의미한다. 어쩌면 아이는 그 자체가 은혜다. 사명인 동시에 은혜 같은 아이를 우린 선물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이는 값없이 우리에게 와준 선물인 게 틀림없다. 우리가 받고자 할지라도 받을 수 없으며 받기 싫다고 해도 주어진 선물 같은 존재다. 부모는 이 선물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 봐야 한다. 어떤 사람은 미션을 수행할 테고 또 다른 사람은 그 선물을 아무렇게나 버린다는 건 부정하고 싶은 현실이다.

아이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주어진 사명이고 선물인걸 기억한다면 절대 포기할 수 없다. 해서도 안 된다 그건 운명이기 때문이다. 아이와 내가 만난 건 친하게 지내라는 말이다. 엄할 땐 엄하고, 부드러울 땐 한 없이 그러라는 의미다.


부모는 아이의 기쁨이자 두려운 존재로 서야 한다. 이 세상에서 아이가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부모가 돼야 한다. 그 힘을 가진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도 알려 줘야 한다. 그래서 아이 앞에 나타난 문제보다 부모가 크면 아니는 부모에게 모두 말한다. 학교에서 겪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말하기 시작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존경받아 마땅한 존재가 돼야 하고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존재가 돼야 한다. 대체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우리는 내 부모가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내 아이에게도 그렇게 못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 부모가 그런 존재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는 게 부모다. 내 대에서 그런 애착관계를 형성하면 된다. 그럼 아이는 내 부모와는 다른 부모를 만나게 된다.

애착, 이건 또 어떻게 하란 걸까?

지금 나와 아이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의 패턴을 어떨까?

나와 아이 사이에 감정적 연결고리는 단단할까?

이 질문에 답하다 보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가 보인다. 그렇게 살펴본 나의 애착이 별로라면 하던 대로 하면 안 된다. 그럼 내일도 일 년 후도 똑같은 상황 속에 나와 아이를 만나게 된다.

부모는 자신을 위해 아이를 위해 변해야 한다. 하던 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게 아이를 위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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