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케어와 재정상담
내 출근길은 이렇다. 집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내려 마버나 셔틀을 타고 병원 도착, 다시 정문을 지나 본관 3층 중환자실과 수술 대기실을 지나 갱의실로 들어간다.
면회시간과 겹쳐 ICU와 OR를 지나며 보호자를 많이 보는데 대부분 어둠고, 인상 쓰고, 무표정하거나, 넋 나간 표정이고, 때론 통곡하거나, 흐느끼고, 기도하거나, 안아 주고, 위로하며, 긴장된 얼굴엔 간절함이 보인다.
때로는 안쓰런 마음으로 때로는 무덤덤하게 그들을 지나치며 많은 생각에 잠긴다.
병원에 있었으면 하는 서비스가 있다.
바로 보호자 케어&재정상담 서비스다.
사실 대부분의 정규 수술에서 환자가 크게 잘 못될 일은 거의 없다. 수술 전 환자 컨디션과 협진, 마취 진행 불가 등을 확인 후 진행되기 때문이다. 만약 수술 직전(예를 들어 수술 대기실에서 열이 난다든가 하는) 문제가 있다면 수술은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
반면, 응급 수술은 그야말로 위급한 상태로 인하여 즉시 필요한 응급처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을 보존할 수 없는 경우고 이때 환자는 사경을 헤매고 보호자는 카오스에 들어간다. 사실 어떤 수술이 되었든 위험이 동반되지만 그런 리스크를 줄이고 환자가 안전하게 회복될 수 있도록 의료진은 노력한다.
문제는 보호자다. 질병, 분만 각종 사고 및 재해로 내 가족이 다쳐 응급실로 실려와 응급 수술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침착할 수 없다.
이런 보호자에게 현재 환자 상태와 상황, 앞으로의 일들에 관해 적절히 설명해 주고 심리적으로 지지해 준다면 보호자는 안심되지 않을까? (보호자 케어가 진행되는 곳은 환자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독립된 장소이고, 보호자가 상담 제공자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상담자가 수술실, 중환자실 앞을 주시하고 있다가 먼저 다가가 상담을 권유하는 모양의 서비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 여러 번의 수술과 암 같은 질병은 가계에 재정적인 문제를 가져오는데 이와 관련해서 상담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기대해 본다. 단지 불우이웃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 아닌 질병 관련 대출과 보험 절차 상담이 있었으면 좋겠다.
의료진은 환자를 살리지만 이런 서비스는 보호자를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