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수 있음을 포기하지 말기
‘슈퍼스타 K‘, ’케이팝 스타‘ 같은 프로그램의 인기가 끝없어 보일 때.. 음악 좀 한다는 사람에겐 오디션이 의무처럼 보이고, 세상엔 다양한 괴짜가 실존함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프로그램은 변화, 진화를 거치며 힙합, 국악, 성악 이젠 트로트까지 장르의 다양화를 추구하며 덕후 쪽으로 가는 듯하다.
케이팝 스타를 보다 아주 잠시.. 정말 몇 초..
나 같은 사람도 ’ 나가볼까?’ 꿈꾸게 했으니
프로그램의 영향력이란 대단한 것이었다.
듣는 재미도 있었지만 심사평도 인기에 한몫했다.
그런데 ‘저렇게 말해줘도 될까?..’ 하는
날 불편하게 만드는 심사평도 있었는데 심사위원의
팩트 폭격과 맘찟 평가 때문이 아니라 불합격한 참가자에게 해주는 조언 때문이었다.
“실망하지 말고 계속 꿈을 위해 전진하세요!”
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조언인가? 지금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다.
아이들(청소년)은 자기 아이돌이, 미디어가 만든 언빌리버블 한 사람이 하는 말에 목숨도 걸려한다.
믿음과 환상을 심어 줬으니 의지가 생기고.. 어쩜 인생의 길이 정해져 버린다(사이비 교주도 비슷한 걸 심어 준다. 의미 없는 인생에 레알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걸 심어주니 뭐든 하려 하고 검증 없이 귀 닫고 눈 감아 버린다).
아이들이 “떨어졌지만 좋은 경험이라 생각해요!”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연습해서 다음에 또 도전할 거예요!” 한다.
뮤지션이, 엔터테이너가 꼭 되어야 하는.. 끼를 감당 못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니다. 꼭 음악으로 먹고살지 않아도 가진 재능과 취미로 삶이 풍성해지는 사람이 더 많다. 꼭 스타가 되어야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움베르트 에코(Umberto Eco)는 비싼 티켓에 정장을 입고 완벽한 공간에서 졸며 듣는 클래식과 야근하며 싸구려 헤드폰으로 듣는 클래식을 흥얼거리는 사람 중..
누가 예술을 즐기며 음악으로 위로받는 사람인지 묻는다.
꿈은 이루기도 하고 간직도 하는 것이다. 꿈은 꼭 이뤄야 제맛은 아니다.
꿈을 가지고 산다는 건 희망과 소망이 있다는 말이고 그것을 현실화시키지 못해 인생이 불행하고 낙심되며 좌절해 “일상생활 가능해?” 누가 물을 정도면.. 그건 욕망에 가깝다.
꿈은 가지고만 있어도 된다.
굳이 안 되는 일에 내 모든 걸 투자할 필요는 없다.
포기할 수 있음을 포기하면 안 된다!
꿈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제 기능을 한다.
현실화, 시각화, 수치화되지 못해 남들이 모른다 할 지라도 꿈을 가진 사람은 꿈을 즐긴다.
사실 더 안타까운 현실은 꿈이 없는 것이다.
아니면 다른 사람이 좋다고 그렇게 보인다고 알려준 직업, 돈, 명예, 인기, 권력이 자신의 꿈인 양 꿈꾸는 것이다. 내 꿈을 꾸지 못하면 결국.. 끝이 괴롭다.
바다에 들어가 청소하려고 스쿠버 다이빙하는 부부가 있는데 왜 하는지 물어보니 “적어도 우리가 지나온 길은 변하잖아요!” 한다.
이 부부의 꿈은 뭘까? 지구의 모든 바다가 깨끗해지는 걸까? 내가 본 이 부부의 꿈은 지나온 길만이라도 깨끗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 꿈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다.
불가능한 꿈..
그것을 인정하기까지 너무 멀리 돌아가는 모습은 맘 아프다. 모진 현실을 받아들이면 그때부터 꿈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사실 꿈은 이루는 것이 아니라 닮아 가는 것이다.
‘큰 바위 얼굴’ 이야기 주는 교훈처럼..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는 말을 남긴 앙드레 말로는 상상하기도 버거운 1923년에 북 라오스 고고학 조사단에 참가해 크메르 문화 유적을 발굴한다. 이후 1945년 드골의 신임을 받아 정보장관, 문화장관을 역임한다.
앙드레 말로는 꿈을 이루고 싶으면 끝까지 그 꿈을 포기하지 말고 모든 돈과 시간과 젊음을 바쳐 이루라 하지 않았다! 다만, 당신이 좋아하는 그 꿈을 오랫동안 그리라 한다.
동화 작가의 꿈..
내가 오랫동안 간직한 꿈이다.
초딩 전 집에 혼자 있을 때가 많았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가 처마에 부딪혀 나는 소리 때문에 슬펐던 기억이 있고, 마당에 심은 강낭콩이 추울까 봐 우산을 받쳐주러 갔더니 새꼼히 나온 싹이 “안녕?”하며 건넨 말에 그날의 고독을 견딜 수 있었다.
‘왜 동화는 꼭 행복하고 아름답고 명량해야 해?’
그 뒤로 슬픈 동화를 쓰는 작가를 꿈꾸게 됐다.
그런데 동화를 쓰진 않는다. 스토리도, 구성도, 캐릭터도 생각지 않는다. 그저 내 꿈은 동화 작가로 일단? 남겨.. 간직하고 있다.
쓰면 되고 잘 되면 출간도 하면 되지 왜 아무것도 하지 않을까?..
몇 해 전 김현정의 뉴스쇼를 듣는데.. 이해인 수녀가 나왔다. 그 간의 시와 수필을 역어 새로이 책 출간을 했다.
진행자가 이모저모를 묻다 막바지에 앞으로 어떤 걸 쓰고 싶냐는 질문에 수녀는 ”동화를 한번 써보고 싶은데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습니다. “ 한다.
이해인 수녀가 누구인가?..
1945년 강원도 양구 출생. 필리핀 세인트루이스 대학 영문과 및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했다. 부산 성 베네딕도회 수녀이다.
1970년 『소년』에 「하늘」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불완전한 삶을 극복하고 완전한 삶을 이루려는 구도의 길을 노래한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1993), 아름다운 사계절과 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그려낸 『사계절의 기도』(1993), 신을 향한 수행자로서의 삶과 주제기도를 담은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었네』(1999), 자연과 일상의 모습을 통해 행복을 찾아가는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2000)를 발표하였으며 이외에도 『내 혼의 불을 놓아』(1979), 『민들레의 영토』(1981), 『시간의 얼굴』(1989),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1993), 『엄마와 분꽃』(1995),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1999), 『꽃마음 별마음』(1999), 『작은 위로』(2002), 『작은 기쁨』(2008) 등 다수의 시집을 간행한 바 있다. 이해인은 자연과 삶의 따뜻한 모습, 수도사로서의 바람 등을 서정적으로 노래하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사람도 동화는 어렵다. 못쓴다. 하는데.. 내가?..
이후 동화 작가는 그냥 간직하기로 맘먹었다.
동화 작가의 꿈을 간직하고 나니 맘 속 큰 숙제 하나를 덜어낸 느낌이다. 그리고 동화를 찐 즐긴다.
꿈에 감정으로 접근하면 약간 무모하다.
꿈엔 이성으로 접근해야 덜 무모하다.
그래도 꿈은 감성을 충만하게 만든다.
그래서 꿈은 포기가 힘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