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시골에서 살면 도시의 문화생활을 다 포기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시대 이야기인지. 신작로 터벅터벅 1시간씩 걸어서 나가야 버스 정류장이라도 볼 수 있었던 시대에는 그랬을 수 있다. 사실 시골에서 살겠다는 사람치고 정말 자가용 한 대 없이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음만 먹으면 그 도시 번화가까지 3, 40분이면 간다. 이 정도 시간이면 오히려 서울에서보다 생활권이 더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심지어는
문화생활에 드는 티켓값도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
‘1년 연중 축제가 열린다.’ 이 말은 과장이 아니다. 지방에서도 대부분의 도시에 문예회관 같은 공연장이나 시민 체육대회를 할 수 있는 체육관 정도는 다 구비되어 있다. 시·군 산하 문화예술단체들도 많고 지역 예술인을 위한 지원도 많아져서 작은 공연들도 많다. 꼭 시내로 나가지 않아도 요즘은 동네마다 작은 마을 축제를 열거나 작은 도서관을 통해 소규모 북토크 등을 여는 곳들도 있다. 면 행정복지센터가 있는 곳에만 가도 상시 주민자치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서 본인도 악기 하나쯤 배워 무대에 서는 것도 가능하다. 인구밀도가 낮으니 오히려 도시보다 진입장벽이 낮을 수 있다.
또한 서울에서보다 축제에 주연으로 참여하기도 쉽다. 축제 기획부터 운영진, 봉사자 등 마음만 있다면 주체적인 참여가 가능하다. 관광객으로 쓱 지나가던 행사가 아니라 그 동네 주민으로 함께 준비하고 손님을 맞는 입장에 서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게다가 이사 온 사람이 함께하겠다고 나서면 동네 입장에서는 고맙고 더 반가워할 것이다.
시골에 산다고 문화적인 혜택은 다 포기하고 가는 것처럼 대단하게 마음먹을 필요 없다. 당신을 기다리는 문화예술가들이 무언가 재밌는 것들을 항상 준비하고 있다. 단지 서울처럼 온라인으로 홍보하는 기술이 조금 부족해서 아직 내가 모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