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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스윗 Jun 26. 2023

운전의 매력

내일은 오랜만에 운전대를 잡기로 했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운전이지만 막상 운전석에 앉으면 나만의 작은 공간에서 자유로움을 느낀다.

좌석을 조절하여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 시동을 건다.

부~웅 소리와 함께 내 몸이 순간 무중력 상태가 된 듯, 허공에 둥실 떠오르는 착각을 할 때가 있다.

어떨 때는 차와 한 몸이 된 것처럼 안전벨트가 나를 꼭 껴안으며 좌석에 밀착시켜 준다.

스타트가 이렇게 좋은 날엔 차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고, 기분까지 한 껏 가벼워진다.

아무도 없는 나만의 공간 이 시간만큼은 소리를 질러도, 노래를 불러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

가끔은 발성 연습도 하며 어디까지 올라 가는지 노래도 아닌 민망한 소음을 내뱉는다.

뭐 어떤가 이 맛에 운전하는 거지.

운전이란 것이 귀찮으면서 묘한 매력이 있어 날씨 좋은 날 친구들과 드라이브하는 날엔 차가 크던 작던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햇살이 왼쪽 얼굴만 비춰서 기미가 생기고, 붉게 홍조를 만들어 줘도 대수롭지 않다는 여유가 생긴다.

다음엔 선크림을 허옇게 바르더라도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


예전에 몰았던 차는 오래된 suv였는데 거친 엔진 소리와 차량 소음으로 인해 차 안에서의 포근한 감성은 물 건너갔지만, 그만큼 부담 없이 마음껏 운전대를 요리하며 요리조리 원 없이 다녔다.

지금은 조금 발전해서 중형 세단을 몰고 있는데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운전도 차에 맞게 더 조심하게 된다.

역시 suv는 내게 상남자 스타일처럼 무겁고 거칠고 듬직하다면, 중형 세단은 지휘자 같은 섬세한 면이 느껴지는 안경 낀 남자 같다.  

각각 다른 매력의 차종들은 그 만의 장점들로 운전 시간을 즐겁게 해 준다.

내일이 문득 기다려지는 밤이다.

오랜만에 엔진에 시동을 걸어볼까


나를 위한 시간에 운전의 안전 수칙을 지키며 여유 있게 다닌다면 자유는 멀리 가서 찾지 않더라도 작은 공간에서 충분히 맛볼 수 있는 Car 맛이 선사할 것이다.



사진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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