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문화가 중요!
평생 직장이란 말은 이제 유물이 되었다. 어려운 취업 관문을 통과한 이후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직장을 옮기는 사례가 점점 빈번해지고 있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조직도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운좋게 새로운 직장을 구했음에도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조직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Allan 박사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온라인 기사에서 이와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새로운 조직에서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조직 문화의 어떤 측면을 생각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왠만한 규모의 기업들은 새로 들어온 신입직원이나 경력직원들에게 일정 기간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럴 경우 회사의 기본적인 체계나 구조, 업무 특성 등 전반적인 정보가 제공되므로 조직에 적응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특히나 경력직으로 회사를 옮긴 경우는 기본적인 회사 시스템에 대한 설명조차 주어지지 않은 채 실무에 투입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Allan 박사는 이런 이들에게 주변 동료들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 초점을 두고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새로운 조직에서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Allan 박사가 초점을 맞추라고 제안하는 다섯 가지는 관계, 의사소통, 의사결정, 평가 방식, 변화주도자이다. 물론 한국 기업들과 미국 기업들은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라면 이 다섯 가지는 공통적인 사안들이라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해서 나쁠 건 없다. 아래는 Allan 박사의 글이다.
관계
회사마다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협력을 얼마나 가치있게 여기는지, 일을 해내기 위해 그리고 중요한 결정을 하기 위해 얼마나 자주 대면업무를 하는지 등이 다 다르다. 어떤 조직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과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어떤 곳에선 대면 회의보다 이메일, 보고서, 영상회의 등이 선호된다. 새로운 조직에 합류했을 땐 동료들에게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묻는게 좋다. ‘도움을 청하거나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기 전에 어떤 사람과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는가?’, ‘도움이 필요할 때 찾는 사람 목록에 단지 이메일만 보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받아들여지는가?’
당신 동료가 일을 마무리하고 결정을 내리는 장소와 방법을 관찰하라. 그들이 다른 사람과 회의하는 시간을 많이 쓰는가 아니면 자신의 책상이나 집에서 일하는 경향이 있는가? 사람들이 당신에게 호의적이고 개방적으로 회의를 하는가? 그들이 멋져보이지만 계속해서 만나서 하는 환영을 취소하는가? 당신이 필요한 인맥을 만들기 위해서 당신을 도울 다른 사람들이 필요할 것이다.
의사소통
새로운 직장에 갔을때 사람들이 동료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살펴보라. 항상 미리 준비되고 모두가 잘 준비되어 있는 회의처럼 공식적인 통로를 통하는지 아니면 개인들이 아무런 문서없이 빈번하게 소통하는지(상사가 지금 이 회의에 올 수 있나?라고 물으며 빈번하게 부를 수 있다.) 당신의 상사가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으로 시작해야 한다. 개인 비서와 팀원들이 훌륭한 정보의 원천이 된다.
고위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이 언제 어디서 가능한지 계급이 결정하곤 한다. 예를들어 위계질서가 강한 분위기의 조직에선 어떤 상부로의 소통이든 당신의 상사에게 사전승인을 받아야만 할 수도 있다. 좀 덜 위계적인 곳에선 고위 리더들과 이야기하기 위해 이메일이 장려될 수도 있다. 이러한 규칙들을 알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주변에 물어보는 것이다. 주변 동료들과 보고서들은 당신의 상사와 그 윗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말해줄 수 있다. 최근 성공한 계획과 동료들이 이 의사소통에서 고위 리더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물어보라.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발표되는지도 주지할 필요가 있다. 회의에서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개인들이 판단받지 않으면서 문제를 공유하고 토론하고 실시간으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떤 조직에선 다수의 세부사항과 분석이 포함된 50페이지짜리 발표자료를 선호할 수도 있고 또 어떤 곳에선 주제 목록이 포함된 단순한 이메일 의제를 가지고 일하는 걸 선호할 수도 있다.
회의를 할 때 정보가 어떻게 준비되는지 주의를 기울이고 이들 이슈들이 확인목록에 놓여 논의되는지, 의사결정권자가 이들 목록을 어떤 우선순위로 다루는지 신경쓸 필요가 있다. 회의실에 있는 고위 리더가 공식적 문서와 강한 추천사항과 비공식적 논의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한다. 어떤 방식으로 회의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가?
의사결정
회사들의 의사결정 방식도 매우 다르다. 어떤 회사들은 공식 회의에서 즉각적인 결정을 하고 어떤 회사들은 회의 후에 결정사항을 완료하는 경향이 있다. 공식적인 회의가 표준이기는해도 때론 진짜 결정은 커피를 마시는 휴게실, 복도, 점심식사 후에 이뤄지는 걸 보게될 수도 있다.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들이 실행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사람들이 회의에서 일련의 조치들에 동의하는 것을 봤다면 후에 일이 어떻게 되어가는지도 관찰해야 한다. 거기엔 당신이 알아야 할 노는 중에 이뤄지는 비공식적 의사결정 과정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체 고위 리더십 팀이 결정사항을 살펴본다고 해도 실제로 새로운 제품에 투자하는 결정은 중요한 두어 사람이 내릴 수도 있다. 당신은 어떤 공식 회의 훨씬 전에 이들 두 핵심 리더를 만나서 당신의 의견을 확신시키고 싶을 수 있다. 혹은 회의에서 모든 사람이 해당제품 투자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였어도 정치적 이유로 공개석상에서 반대 의견을 내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당신의 프로젝트를 탈락시키고 싶지 않다면 그들 각각을 찾아가 설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의사결정 측면에서 이해해야 하는 또 하나는 당신의 회사 문화가 행동에 대한 편향 혹은 분석과 합의에 대한 편향을 가지고 있는지이다. 행동에 주안점을 두는 조직에선 시간과 관심의 폭이 좀더 제한되는 경향이 있고 결정은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당신이 어떤 계획을 추진중이라면 당신의 위치를 명확히 이야기하고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의사 결정을 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어떤 회사에선 선택지, 모델, 전략 등의 결정을 오래끄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합의를 중시하는 경우 근거자료와 분석결과를 더 많이 보내야 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동일한 발표를 몇차례해야 함을 의미하기에 이런 회사에선 좀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이럴 때 자문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 행동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지 그리고 당신을 이 새로운 문화에 어떻게 적응시켜갈 지이다.
개인 관점 vs 그룹 관점 평가
어떤 회사들은 개인의 산출물에 기반하고 어떤 회사들은 협력에 의해 만들어진 제품에 기반한다. 어떤 조직이 매우 개인주의적이라면 야심을 가진 개인들을 알아보는 영웅적 관점을 지지할 것이다. 보상은 개인적으로 이뤄지고 성과 관리는 개인평가에 기반하는 경향이 있다.
그룹에 초점을 두는 조직은 위험과 보상이 공유되는 안전망을 제공하지만 개인을 나타내거나 차별화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가 있다. 이러한 조직은 보다 수평적이고 공유된 목표와 결과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있다. 만약 당신이 개인적 인정을 즐기는 야심있는 개인이라면 경력적 성장 관점에서 충분히 빠르게 나아갈 수는 없을 수도 있다. 만약 사람들이 팀의 성취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는데 당신이 발표에서 ‘나’라고 말하면 당신은 팀플레이어가 아닌 사람으로 빠르게 인식될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개인들이 어떻게 인정을 받고 보상을 받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변화 주도자
당신의 상태와 영향력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또 하나의 문화적 요인은 조직이 가진 변화에 대한 지향이다. 대부분의 조직은 변화에 열중하는 외부자들에게 저항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외부에서 온 능력있는 리더들은 현재 상태에 머무르지 말고 흔들어보자고 말한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이런 사람들은 대개 실패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실제로 변화되어야 하는 모습이 얼마나 파괴적인 것인지에 대한 문화적 실마리를 잘못 읽거나 핵심 결정을 지원할 필요가 있는 지지하는 관계를 구축하지 못한 것일 수 있다. 아니면 그 둘 다 이거나. 어쨌든 이들은 적당한 적응과정을 거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이 일해야만 하는 문화의 영향을 과소평가했다. 그래서 어떤 새로운 리더에 대한 도전은 당신이 문화에서 도전할 수 있는 것과 당신이 그렇게 해야할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다.
속도와 지원도 중요한 요인이다. 이렇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내가 변화에 대한 적극적이고 빠르게 움직이는 챔피언이 될 수 있을까? 혹은 헌신, 대화, 합의를 먼저 구축하는데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 어느 누구도 여기에 답을 주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초기 제안에 대한 반응들을 지켜보면서 알아낼 필요가 있다. 당신의 생각을 확인해줄 몇몇의 신뢰할 만한 사람들에게서부터 시작하라. 그들에게 공식적으로 멋진 아이디어를 포기하기 전에 고위 리더에게 어떻게 반응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라. 당신이 변화를 제한하기 전에 당신을 지지할 리더가 누구일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회사에 가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당신의 이전 성취들이 지금 당신이 있는 회사의 문화규범 밖에서 행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당신의 과거 경험을 기초로 당신을 고용할 것이지만 현재 당신의 성공은 새로운 환경에 미치는 당신의 영향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이는 새로운 문화를 당신이 얼마나 이해하고 일을 해내느냐에 달려있고 이에 따라 당신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도 있고 쪼그라들 수도 있다.
출처: Allan H. Church and Jay A. Conger, When you start a new job, pay attention to things 5 aspects of company culture, HBR, 2018. 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