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안부 II
내가 퇴근 못하고 고립됐던 날의 너
좀 전에, 아무개 모친께 사진 몇 장을 받았다.
네가 만든 눈사람의 다이어트를 느낄 수 있는 사진도 함께.
다시 봐도 너의 눈사람 손가락은 아주 앙증맞고 귀엽다.
내가 퇴근을 걱정하던 시간, 너희들은 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인기 스타인 산쵸 쌤을, 성숙한 친구로 속을 뻔도 하였다.
바쁘다고 새침 떠는 너희들 소식을 듣는다는 건,
모든 걱정을 잊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고맙다. 사랑한다. 보고 싶다.
살면서 또 이런 날은 처음이다.
눈 무게에 부러진 나무를 스무 그루 넘게 본 것 같고.
출근하다 말고 회차해서 집으로 돌아온 오늘.
역시나 산속에 박혀있는 아이 학교 어른들도 출근이 불가했던 것. 내일도 눈이 많이 온다면, 일찍 마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학교 선생님들도, 어제 퇴근 길이 나와 비슷했겠구나. 새삼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