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26
새벽 6시, 이제 제법 날이 밝다.
젖은 탈지면 위의 아이의 강낭콩 싹이 얼마나 자랐나 보려고 불을 켰을 때, 강낭콩보다 하얀 바탕의 바깥이 더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안개라고 믿고 싶었다.
정말, 이래도 괜찮을까.
아이를 괜히 낳은 죄인이 된 것만 같다.
아이가 내 나이만큼 자라있을 때,
정말 괜찮은 나라에서 잘 살고 있을까.
아침에 꼭 챙겨보내야 할 마스크를 신신당부하고
출근길에 나선다.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이렇게 살기 힘들었던 적은 처음이다.
이대로. 정말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