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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달걀 Mar 27. 2018

일상 2.

2018.3.27

정치, 경제, 어떤 사회적 이슈도 신경 쓸 여유가 없이 살았다. 그러다가 감각이 무뎌져 관심도 없었더랬다.

바쁜 일이 좀 주춤 한 틈을 타, 분양을 좀 받아볼까 고민하던 타이밍은 절묘하게도 좌절감만 느끼게 해 주었다.

주춤하던 몇 달 사이에 고공행진을 하는 집값을 보면서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를 또 한 번 느꼈다.

열심히 살았는데. 정말 눈물나게 열심히 일하고 아이 뒷바라지 하면서 살았는데.

나는 금수저도 아니었고, 타이밍에 절묘한 운을 타고 난 사람도 아니었던 것인가. 차라리 계속 바빠서 조용히 관심 끄고 지낼 걸 그랬던건가. 열심히 살며 세금 꼬박꼬박 내고 사는 우리 월급쟁이들에게는, 대출 상담조차 힘들다고 하소연 해 봐야 나만 바보다.


또 한편으로는 미투를 외치는 살벌한 외침이 보이고 들렸다. 상처를 받았다고 외치는 사람들의 용기에 박수를 치는 무리들이 있는가 하면 가해자라 여기는 사람들에게 동물취급 하는 무리들도 있었다. 심지어 죽는 사람까지 낳고 가정의 파멸까지 벌어지는 이 어마무시한 일들을, 과연 한번 쯤 짚고 넘어가야 하는 과정만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용감한 거 인정. 손가락질 받고도 남을 행동 한 거 인정. 하지만 아무 죄 없는 그들의 가족들이 받은 상처는 어떻게  보듬어야 할까. 사람이 나빴고 또 사람이 나쁘다.


그리고 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었다.

그리고 또 숨막히는 미세먼지 농도를 매일같이 확인한다.


마음 놓고 살만한 일이 없다.

아이에게 살기 좋은 나라라고. 엄마 아빠처럼 열심히 살자고 이야기 할 명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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