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경력단절'이라 말하고 나는 '갭이어(gapyear)'라 부른다
“당장의 상처를 피하기 위해 칼자루를 쥐게 될 기회 자체를 일찌감치 포기해 버리는 것이 가장 슬프고도 위험한 일이라고 나혜석은 판단했다. 나혜석은 “무용(無用)의 불평”을 하는 것은 아무것도 바꿀 수가 없다는 사실을 여성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 믿음대로 실천했다."
_book_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中
처음 이 기획을 남편에게 이야기하자 우스갯소리로 들은 말이 떠오른다.
“워킹맘 갭이어 가지면 경력단절이야.”
사실 맞는 말이다.
인생의 과제를 청소년기에 해결했어야 하고, 늦어도 대학교 시절에는 해소했어야 하는데 사춘기 없이 ‘착한 아이’로 자라온 나는, 취업 이후 극심한 성장통을 겪다 결혼 이후 인생 과제를 뒤늦게 해결하기 시작했다.
‘지랄 총량의 법칙’이라고 인생에서 지랄하는 총량은 정해져 있다고 하는데, 그게 빠를수록 좋은 거라는 걸 실감하는 요즘이다. ‘놀던 여자가 시집 잘 간다’는 말을 하는데, 놀만큼 놀아봐서 이제 노는 것도 시시하고 가정을 이룬 뒤 한 남자에게 정착해, 아내로서, 엄마로서 충분히 행복하게 잘 사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던가.
중학교 시절 통금 8시, 고등학교 시절 9시, 대학교 시절 10시의 규칙을 가정의 평화를 위해 지켜오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 서른에 결혼에 골인했다. 11개월의 짧은 연애 기간에 결혼이 가능했던 이유를 돌이켜보자면 금방 사랑에 빠진 것도 있지만 원 가족을 벗어나 '자유'를 찾고 싶던 나의 탈출 욕구와, 노터치인 남편의 '개인주의 가치관'이 마음이 들어서였는지도 모른다. 내 안의 ‘자유로움에 대한 갈망'과 ‘억압된 욕구’가 서른을 기점으로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임신과 출산 이후 육아에 전념해야 하는 시기에 도져버렸다.
‘헌신’과 ‘사랑’을 다 줘도 24시간이 모자라는 육아를 나는 겁도 없이 출산휴가 이후 ‘자기계발’의 원대한 목표를 세워, 만삭에도 새벽까지 글을 썼다. 지금은 5살인 아들이 활발히 기는 6개월 전까지 나는 사실 불량 엄마였다. 아들을 빨리 재우고 ‘나만의 시간’을 사수했으며, 네이버 포스트에 ‘육아휴직 중 자기 계발하기’란 콘셉트로 새벽 3~4시까지 노트북 자판을 치며 글을 썼다. 아침에 아들이 깨면 간신히 모유 수유와 분유를 먹이고, 울타리에서 아침 11시까지 같이 잔 경험이 허다하다.
'완벽주의'로 뭐든 잘하려고 하는 욕구가 강하다 보니 육아 또한 ‘3년은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그 메시지에 꽂혀서 1년 육아휴직을 내고 집으로 들어왔다. 20살 이후 집에 있던 시간은 통금을 넘기기 직전 집에 돌아와 하숙생처럼 잠잔 기억밖에 없기에,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느낌이 어떤 건지 감이 오지 않았다.
‘살림’도 ‘육아’도 모두 서툰 나는, 온전한 사랑과 보살핌을 바라는 아이와 눈싸움을 하며 서로 얼굴을 붉혔다. 그렇게 힘겹게 돌 전후까지 키우다 친정 근처로 이사 후 '도망치듯 재취업'을 하고 2년여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응애응애 하던 아이가 두 발로 뛰며 말하고 성장하는 동안, 내 안의 ‘내면의 어린아이’는 도무지 성장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자기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결혼 이후와 사랑을 내려줘야 하는 엄마가 된 이후에도 주어는 여전히 ‘나’였다.
신혼 때는 큰 문제없었다. 물론 풍성한 아침밥과 내조는 없었지만, 성인인 남편은 그럭저럭 잘 버텼다. 문제는 아들의 탄생 이후였다. 이런 내 모습이 어이없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이를 낳고, 아이가 잘 자라는데도 나는 왜 여전히 ‘나’에게 집중하며 내 욕구에만 관심을 두는 것인가.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봤다.
결론은 하나였다. 내 안에서 상처받고 억압돼 웅크리고 있던 '내면 아이의 등장', ‘억압된 무의식의 반란’. 나는 더 늦기 전에 ‘내면의 어린아이’를 충분히 달래서 잠재우려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퇴직금 630만 원을 밑천으로 0원이 될 때까지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버킷리스트'를 '직접 실현'해 욕구를 해소하는 것. 그리고 소중한 일상으로 복귀해 잔잔히 살아내는 것. 0원이 되고 난 뒤 나는 더 열심히, 소중히, 멋지게 다시 일하리라.
내면이 성숙해진 뒤에, 흔들리지 않고 누구보다 잘 해낼 자신이 있다. 그 어떤, 무슨 일일지라도.
-슬로건: ‘내가 가진 것이 나다’(Je suis ce que j'ai) _by 장 폴 사르트르
-키워드:
/투루 언니만의 삶의 방식으로 나만의 취향과 life style 확립
/잠시 멈춤 & 막연한 미래보다 ‘지금 이 순간’ 평범한 행복 찾기
/내면 아이 달래주기 & 삶의 중심잡기
/자율성의 회복(스스로 선택, 결정, 책임지기) & 자립하기(의존 줄이고 스스로 하기)
-기대효과:
-‘경력단절’을 준비하고 후의 삶을 능동적으로 계획, ‘갭이어(Gap year) 프로젝트’ 설계 & 진행’
-경단생(경력단절 준비생)을 위한 계획된 경력단절 코칭 & 컨설팅 & 갭이어(Gap year) 스쿨 창립
1) 뒤돌아보지 말고 계획대로 직진한다.
: 후회도, 걱정도 하지 않고 오직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며 느낀 경험을 기록한다.
2) 자기 확신을 가진다.
: 사람들은 이런 나를 보며 다양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어떤 이는 비난하겠고, 누군가는 용기 있다며 부러워할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630만 원이 아무렇지 않은 돈이고, 누군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돈이다. 나 또한 이 귀한 ‘돈’이 너무 소중해 '나'에게 '투자' 하려고 한다.
이 상태에서 또 다른 어딘가로 '이동'하듯 취업할 수도 있고, 내면 아이를 직면하지 않고 현실에 집중할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른 뒤 '다른 장소', '다른 사건'에 불쑥불쑥 찾아와 나를 괴롭힐 그 녀석을 인생에 한 번쯤은 달래줄 필요가 있다.
3) [정해진 시간]에만 진행한다. 9시 ~ 2시 30분/ 저녁 9시 이후~
: ‘아이’와 있는 시간은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하기. 이 프로젝트로 인해 피해 주는 일 없게 하기. 괜히 프로젝트한답시고 아이는 뒷전이고 그 시간에 또 이 일을 한다면 도로아미타불이다.
4) 구체적인 목표(버킷리스트)를 정하고 이에 맞게 진행
: 사람마다 기질과 성향이 다르다. 나는 ‘성취’ 동기가 크기에, 이것을 활용해 적절한 계획 수립과 목표 결과치를 치열하게 세팅 한 뒤, 그것에 맞게 꾸준히 실행한다.
5) 에너지를 유지하며 고독의 시간 즐기기
: 인간은 ‘에너지’에 영향을 받기에 이 프로젝트를 하는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보존’에 있다. 최대한 사람 만나는 것을 자제하고, 만나더라도 긍정적인 플러스 기운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자.
6) 집중 & 감사
: 더는 물러설 곳도 새롭게 나아갈 것도 없다. 이 모든 일을 가능케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와 온전한 집중만이 필요하다.(특히, 남편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7) 의존 줄이고 직접 한다.
: 이것은 '자립 프로젝트'이기에, 하고자 하는 것들 대행하지 않고 오롯이 ‘직접’ 한다.
* [투루 언니 소개]
-2008년 첫 사회생활 이후 안식년으로 갭이어(Gap year) 진행 중(ing~)이며 서른다섯까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해본 뒤 ‘아웃라이어’를 꿈꿨으나 지금은 그냥 일상에서 소일거리 하는 ‘반 자발적 백수’.
-‘남들의 경험과 생각’이 아닌, ‘나의 경험과 생각’을 통해 인생 로드맵을 다시 설계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