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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특히 요즘같이 개인 생존도 힘든 시대에 기대하지도, 기대지도 말고 묵묵히

by 제니

[투루언니의 육아살림체험기] 아이와 긍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고, 잊고 있던 소중한 일상을 발견하고, 쉼을 통해 다음 스텝을 그려보기 위한 투루언니의 재충전.


<투루언니의 코칭 퀘스천>

Q) 현재 내가 부적응해하는 <역할>은 어떤 게 있나요?

Q) 그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1가지는 무엇인가요?



부적응한 역할 수행을 잘하기 위한 방법은 뭘까.


어른의 삶이 복잡하고 괴로운 이유는 뭘까. 아마도 '역할'안에서의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가 아닐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초등학교 시절. 그 6년이 왜 그리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멋진 여대생이 돼서 cc도 하고 장학금도 타겠다는 불굴의 의지와 강력한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향해 무작정 달려갔던 10대 시절. 취업 후 결혼과 출산, 육아에 이르는 30대 시기까지. 각각의 라이프사이클마다 내게 주어진 <역할>이 있는데, 아마도 방황은 그 역할에 <부적응>한 뒤로부터 였을 거다.


@ 부적응한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 내가 원하는 것을 포기 & 희생
>> 그것을 상대방이 알아주고 이해해주기 원하는 갈망
>> 인정받고 싶은 내면의 욕구
>> 그것이 불만족됐을 때의 분노 & 공격 & 선택을 후회
>> 소통의 부재 & 불화의 지속


이 패턴 하에서는 소재만 바뀔 뿐 언제나 동일한 패턴의 결론이다.

이 시스템을 <선순환>으로 바꾸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 것인가.


@ 부적응한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 그 '역할'을 수용 & 삶의 일부로 받아들임
>> 내가 원하는 것과 그 역할을 적절히 상황에 맞게 '조화'이룸
>> 완벽주의 내려놓고 잘 돌아가게 적당히 타협하기 (일을 한다면 도우미 고용 등)
>> 스스로 인정 칭찬하기
>> 그것에 대한 self 보상 & 피드백
>> 나 자신에 초점 맞추기


여름에 예술의 전당에서 봤던 <니키즈 생팔전>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내 상황과, 내 마음을 대변해 줬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엄마>와 <모성>이 존재하는데, 그것을 기쁘고 잘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것이 너무나 감당하기 어렵고 힘듦에 처한 사람들도 있는 법.



그런데, 어려움의 가장 근본은 나 스스로가 어떤 <모성>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그것에 부합하지 못한 나 자신을 끊임없이 판단,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것의 고리를 끊으면 나는 자유로워질 수 있는데도, 스스로 자동 회로처럼 반복되는 이 내면의 고리가 바로 문제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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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니키드생팔전, 붉은마녀 작품해설. 큰 위로가 됐음.




2018년, 마지막 12월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정말 히키코모리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략 11월 중순 이후 브런치 위클리 매거진도 완결되고, 갭이어 버킷리스트도 마무리하고.

인생에서 이렇게 어디 갈 데도 없고, 안 가도 된 적이 없기에 느지막하게 일어나 아들 밥 먹이고 등원시키고 하루하루 소일거리를 하고 있다. 어떤 날은 창문도 안 열고 집 밖에도 안 나가고(등 하원 제외) 진짜 멍 때리고 있으면 하루가 가기도 한다.


<하루를 살아도 의미 있고 생산적으로 살자>가 모토였던 나에겐 참으로 생소한 경험이다. 그 경험을 그대로 수용하기엔, 아직도 그런 날 저녁은 찝찝한 마음에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한지도 모르겠다.


올 한 해는 충분히 휴식과 여유, 나답지 않게(그간 나답다고 생각했던 것들과 반대로) 살아보자고 다짐했건만, 나는 아직 한 달도 더 남은 2019년을 기다리며 2019년 다이어리에 거창한 키워드와 목표를 적었다.

내면은 뭔가 해보고 싶은 불덩어리가 여전히 가득한가 보다~~



맞아. 부정하고 싶지만 저게 나지. 난 저 방식이 변하고 즐겁고 동기부여가 되거든~~ 억지로 해오던 것들은 벗어던지도 즐겁고 유쾌한 방식들은 고수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내 무의식은 어쩌면 2018년을 빨리 보내고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 아직 오지도 않은 새 해를 기다리며, 저렇게 거창한 계획들을 표지 앞장에 적어 놨으니 말이다.

모토 자체가 <공부하는 2019년>이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말 너란 녀석은~~~~


아무쪼록 기대된다 2019년.

그러려면 얼마 남지 않은 2018년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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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스타벅스 플래너에 2019년 계획을 적어나간다. 벌써부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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