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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백수 318일 째.

by 제니

[투루언니의 육아살림체험기] 아이와 긍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고, 잊고 있던 소중한 일상을 발견하고, 쉼을 통해 다음 스텝을 그려보기 위한 투루언니의 재충전.


<투루언니의 코칭 퀘스천>

Q) 나의 관점은 어느 쪽을 바라보나요?

Q) 나의 장점(성격적/커리어적/배경적/캐릭터적 등)은 무엇인가요?



새마을금고 아이 적금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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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말, 연달아 이틀 성수동 수협에 아이사랑 적금을 들으러 갔다가 선착순 10명에 못 들어서 가입하지 못했다. 8시 전후에는 도착했는데, 1번으로 줄 선 사람은 새벽 4시에 왔다고 한다.


이런저런 조건을 다 끌어다모으면 5% 혜택을 준다 해 집 근처 새마을금고에 가서 계좌를 트고 아들 적금을 만들었다. 1년 만기 월 20만 원. 이자는 대략 5만 원 선..... 5만 원 쓰기는 쉬운데 벌기는 참 어렵다는 걸 새삼 느낀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출자금도 있어야 하고 일단 첫 거래라 서류가 상당했다. 앞에서 기다리는데 은행 직원 여자분이 말을 걸었다.


은행원: 너무 동안이신데 벌써 애가 이렇게 컸어요?

나: 아니에요 먹을 만큼 먹었어요 ㅎㅎ


은행원: 피부가 너무 좋으셔서.... 동안이신데요 뭘

나: 아니에요 ㅎㅎ


은행원: 계산을 해보면... 나이가..

나: 올해 서른일곱이에요.


은행원: 어머, 그럼 보통으로 결혼하신 거네요 빠른 것도 아니고

나: 네네 서른에 결혼하고, 서른둘에 아들 낳았어요.


은행원: 여자는 피부가 좋고 피부색이나 탄력도 중요해요. 고객님은 그런 면에서 너무 좋으신데요.

나: 아 그래요? ㅎㅎ 하긴 피부는 엄마가 좋아서 유전인 거 같아요. 저는 목주름만 보는데... 사람 볼 때.

은행원: 저는 피부가 안 좋다 보니 피부만 봐요...ㅎㅎ 다들 남이 떡이 커 보이나 봐요~



물론 고객 유치를 위한 입바른 소리일지도 모르나, 기분 좋은 말에 계좌를 만드는 내내 미소가 지어졌다. 아주 오래간만에.


그리고 문득 스치는 생각은, 우리는 왜 자신의 장점에 주목하기보단, 단점에 주목하는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나는 서른일곱 해를 살아가면서도, 내 피부에 주목하기보다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집중 공략하며 나의 상태 확인 -> 주변 사람들 상태 확인 -> 나와 주변 사람들의 상태 비교 확인의 프로세스를 거쳐왔는데 말이다.


예를 들면, 순수한 한국인의 체형은 아닌 나는(보통 남미 쪽 체형으로 여기며, 한때 운동했던 선생님은 조상 중 흑인이 있지는 않냐고 물었다.) 결혼 전에는 엄마와 절친에게, 결혼 후에는 남편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한다.

아,, 생각해보니 요즘에는 아들한테도 묻고 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나 엉덩이 커 작아?
나 저 사람보다 엉덩이 커 작아?


이 모든 질문에는 다 정해진 답변이 있어서, 상대방이 작다고 말하면, 거짓말하지 마라~

크다며 말하면, 진짜?? 얼마나???? 심각해????

너 저 사람보다 작다고 하면, 거짓말... 아닐 텐데....

너 저 사람보다 크다고 말하면 진짜??? 정말????



내가 나의 어떤 것이 정상범위에 있지 못하다고 스스로 생각을 하기에
그곳에 집착하며 정상 범주를 닮아가려고 하향평준화하려고 한지도 모르겠다.



사실, 때를 잘 타고나서 요즘에는 일부러 엉덩이에 뭐를 넣거나 헬스장에서 만드는 추세라

예전에 비해서 저런 질문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저 외에도 약점, 위축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



누구나 그렇겠지.

그래서, 앞으로는 나의 장점을 살려서 주목하고 반응해보려고 한다.


내가 가진 자원 중에서도 장점을 찾고(가족, 남편과 아들, 친구와 지인, 체력과 관심, 승부욕과 호기심 등)

내가 가진 커리어 능력에서도 장점을 활용해(영업, 컨텐츠기확, 제작, 실행, 체계적 정립, 책임감 등...)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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