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최소 2년은 일에 미쳐라

by 제니
행복의 원리는 간단하다. 불만에 자기가 속지 않으면 된다.
어떤 불만으로 해서 자기를 학대하지 않으면 인생은 즐거운 것이다.

- by 버트란드 러셀



투루는 채용정보사이트 ‘잡쿠르트’ 매니아에요.

대학교 4학년, 취업을 준비할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채용정보사이트 잡쿠르트. 짧은 만남을 예상했지만 인연은 생각보다 오래 갔어요. 투루는 대기업에 취업하겠다는 목표로 철강회사부터 제약회사까지 업종불문으로 취업원서 100여 개를 넣었어요. 이런 우라질레이션, 다 떨어졌어요.


때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리먼브라더스인지 뭔지가 찾아왔어요. 경기가 바닥이라며 엄마가 혀를 차며 쳐다봐요. 컴퓨터에 앉아서 원서를 쓰고 있는데 엄마의 살기가 느껴져요. 취업을 해야겠어요. 그렇게 첫 회사에 들어가요. 투루는 대한민국 상위 1% 우수인재는 아니었지만 인서울 대학교에서 그녀보다 뛰어난 친구들과 어울리며 항상 성장해왔어요.


회사는 예상보다 투루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해요. 실망이 말이 아니에요. 사내연애의 핑크빛 로맨스를 꿈꿔왔던 투루의 첫 사회생활은 핑크빛은커녕 핏빛으로 물들어갔어요. 군대보다 강한 조직 규율과 조선시대를 능가할 만큼의 보수적 문화, 그리고 꺼지지 않는 사무실 전등까지. 39살 노처녀 여자 차장과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내고 워커홀릭이 된 사수 오 주임까지 합세해 투루를 압박해요. 출근 첫날부터 10시 퇴근은 반 자동으로 맞춰졌고 마감업무를 할 때면 새벽 2~3시도 예외는 아니에요. 투루는 점점 지쳐가요. 탈출구가 필요해요.


“더 좋은 회사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투루의 머릿속에선 온통 그 생각뿐이에요. 그날부터 퇴근 후 어김없이 잡쿠르트 채용사이트에 접속해요. 대기업 공채부터 경력직 헤드헌팅까지… 피곤에 찌든 몸과 움푹 패인 눈으로 새벽 2~3시까지 검색을 해요. 관심 기업을 발견했어요. 어김없이 원서질 삼매경에 빠져요. 무슨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인지 회사에 들어온지 6개월 밖에 안됐지만 2년 이상의 경력 채용공고에도 지원하기 시작해요. 그녀는 이미 충분을 능력을 가졌으니까요.(하지만 정말 생각해 불과해요.)

“요즘 쓸만한 기업 없니?”

친구들은 투루에게 부동산 매물마냥 채용정보를 물어와요. 그러기를 1년…. 1년 6개월… 2년이 지나요.


“피곤하지도 않냐?… 아주 대단한 인물 났구만.”

새벽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원서질을 하는 투루를 보고 엄마는 혀를 차요. 어느 날은 원서마감 시간을 지키기 위해 업무 중 옆에 있는 강 차장 몰래 노트북 모니터 화면을 흑백으로 만들고 원서를 썼어요. 그리고 떨어졌어요. 지칠 법도 한데 광고에 나오는 에너자이저 배터리처럼 투루는 지치지 않아요. 그렇게 2년을 잡쿠르트 홀릭으로 지냈어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어요. 죽을 만큼 괴로운 20대 중반의 시간이 지나고 1년, 2년 세월이 흐른 뒤 투루는 뒤를 돌아봐요. 그녀에게 남은 것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봐요. 하지만 잘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 깨달아요. 너무 많은, 그리고 오랜 시간을 집중하지 못하고 중독증처럼 채용사이트에 소비한 것을.


비록 첫 출발이 100%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한 친구들은 2~3년 간 집중하며 일을 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슬슬 이직을 시작해요. 자기계발서 책에 나온 3년만 미치라는 말들이 이해가 안 가던 투루는 친구들을 보며 이해하기 시작해요. 최소 1~2년을 한 직장에서 일해야 업무가 익숙해지고 업무처리 능력도 빨라져요. 인맥이 생기고 경쟁사 분석과 업계 안목도 생겨 후배가 들어와도 업무 지시와 피드백까지 줄 수 있어요. 그럴 정도의 기본 사이클을 보내야지만, 비로소 ‘일’을 경험한 게 되고 실력이 생겨요.


회사를 빨리 그만둘 줄 알았던 투루는 2년 4개월의 시간을 보내고서야 사직서를 제출해요. 그래요. 첫 시작은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길어요. 이직을 꿈꾼다면 채용 사이트에 접속할 시간에 현재 업무에 집중하는 게 더 나아요. 지금도 누군가는 반쯤 감긴 눈으로 채용 사이트를 헤매고 있어요. 방황하는 청춘들이여 최소 2년만 참고 현 업무에 집중해봐요.


[TRUE Message]

1. 첫 시작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주어진 업무에 올인해봐요. 뭔가 일어날 거예요. 믿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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