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중요한 존재이다. 어느 누구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 by 블레즈 파스칼
신입사원 투루는 회사에 대한 불만이 많아요. 특히 주변 동료들을 보면 저절로 한숨이 나올 정도에요. ‘이 정도면 괜찮아’라고 투루가 생각할 만큼의 학벌, 지성, 인격을 갖춘 사람이 없어요. 처음부터 회사에 잘 못 들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해도 너무해요. 주위를 둘러보니 옆 부서는 더해요. 지방대 출신의 K, 용모도 더러운 J, 배가 불룩하게 나온 자기관리가 제로인 B, 일 감춰두고 늦게 하는 C까지. 투루는 이곳에선 마음주지 않기로 스스로 다짐을 해요.
“내 반드시 이직을 해서 여기를 떠날 거야.”
입사 초기부터 가진 마음은 변하지가 않아요. 회사에서 동료들을 마주쳐도 가볍게 인사만 하고 지나가요.
“퇴근하고 식사 같이 할래요?”
“피곤해요.”
배 나온 B 대리가 데이트 신청을 하지만 단호하게 거절해요.
“끝나고 우리 술 한잔 할건데 같이 갈래요?”
디자인 팀 C주임이 모임을 제안하지만, ‘나는 너희들과 격이 달라’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투루는 “다음에요.”라고 이번에도 매몰차게 거절해요.
시간이 흘러 투루는 주임으로 승진을 해요. 동료들을 무시하고 안 친해진 투루에게 승진을 축하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관계 맺지 않은 그들은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타인에 불과해요. 삼삼오오 그룹을 지어 친한 무리들이 생겨나지만 투루는 여전히 혼자에요.
웹 기획팀에 투루와 같이 입사한 윤 주임도 이번에 같이 승진했어요. 입사 초기 지방분교를 나왔다는 사실에 은근히 무시했던 윤 주임. 입사 후 밤낮없이 야근하며 실력을 쌓더니 동료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아요. 서글서글한 미소와 동료들이 힘들 때 시간을 내어준 윤 주임은 손에 수많은 꽃다발을 받았어요. 입사초기 투루가 무시했던 지방대 출신의 K, 용모도 더러운 J, 배가 불룩하게 나온 자기관리가 제로인 B, 일 감춰두고 늦게 하는 C 모두가 윤 주임의 친구에요. 저녁이 되자 승진축하파티가 열렸지만 투루는 초대받지 못했어요.
주임으로 승진하자 업무 부담감이 점점 커지기 시작해요.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개인 성장과제를 하나씩 내줬어요. 지금까지 수행했던 업무 중 가장 큰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거에요. 그날부터 투루는 새벽까지 잠도 안자고 프레젠테이션을 열심히 준비해요. 하지만 미술감각은 손톱만큼도 타고나지 못한 투루는 파워포인트 디자인이 걱정되기 시작해요.
‘파워포인트 디자인만 좀 부탁해볼까?’ 투루는 윤 주임과 친한 디자인팀 C 주임을 떠올려봐요. 일 감춰두기 선수라 평상시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에요. C 주임이 퇴근하기 전, 투루는 조용히 다가가 어렵게 말을 꺼내요.
“저, 죄송한데 발표과제 때문에 그러는데 파워포인트 디자인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평소에 안 하던 공손한 말투로 부탁하려니 안면근육이 마비되는 것 같아요.
“미안해, 바빠서 안 될 것 같아.”
약간은 예상했지만 역시나 냉정하게 거절하는 C 주임.
“네, 알겠습니다.”
투루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말투로 애써 웃으며 대답을 해요.
발표 하루 전, 투루는 있는 실력 없는 실력을 모두 발휘해 밤을 새며 파워포인트를 만들어요. 다크써클은 턱까지 내려왔고 전날 들이킨 수십 잔의 커피로 인해 대장이 쉴새 없이 운동하기 시작해요.
“투루씨, 발표 준비해주세요.”
사회자의 멘트가 끝나고 투루는 밤새 공들여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해요. 약간의 실수도 있었지만, 나름 선방했다 자신하며 10여분 간의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자리에 앉아요. 이번에는 윤 주임의 차례에요. 윤 주임보단 당연히 잘 했을 것이라고 자만하던 순간 윤 주임의 파워포인트를 보고 눈이 두 배로 커져요. 오! 마이 갓! 디자인을 보니 C 주임이 해준 게 분명해요. 어제 바쁘다고 한 이유가 이거였나 봐요. 뒤통수를 심하게 얻어맞은 것 같은 투루는 정신이 혼미해져요.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게 실력만이 아닌 것을 절실히 느낀 하루에요.
[TRUE Message]
1. 직장인의 능력은 ‘개인능력 + 평판 + 네트워크’에요. 일은 혼자 하는 게 아니기에 주변 사람들과 친하지 않으면 자기 능력이 제한되는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