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밤
.....................(중략)................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 이었다.
_by <그곳이 멀지 않다> 나희덕 시집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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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한 수원 화성행궁 나들이 중,
잠시 전통찻집에 들러서 대추차를 마시며
그곳에 있던 시집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그중 <푸른밤>이라는 시가 마음속에 들어와서
작은 수첩에 아래와 같은 글을
순간 남겼다.
불혹, 이제야 사랑을 알 것 같은 나이.
좀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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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사랑하면 그(그녀)의 눈물이
분노의 눈물이 아니라
깊은 슬픔과 절망의 눈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행위로 기여하는 것이 아닌,
그 대상의 부족함을 발견해
묵묵히 채워주는 것이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단단한 갑옷을 입고 살아가는 그(그녀)가
꺼이꺼이 목 놓아 울 때, 그 지친 몸을 기대어
잠시 쉴 수 있게 어깨를 내어주는 것이다.
나의 지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편안한 둥지가 되어주는 것.
지친 날개를 아물 수 있도록
품을 내어주는 것.
by 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