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장애
이른 아침 출근길..
새벽녘 지하철에는 모두가 고개 숙인 채 잠을 청한다.
나도 그중 한 명으로 못다 한 잠을 자려고 자리를 잡는다.
그런데 어디선가 킁킁 소리가 난다. 소리는 반복적이었다.
"킁킁~크, 킁킁~크"
소리 내는 사람을 보니 소리를 낼 때마다 고개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반복적으로 돌린다.
아무래도 틱장애인 것 같다.
틱은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전자를 운동 틱(근육 틱), 후자를 음성 틱이라고 한다.(출처: 서울대학교병원 홈페이지)
나의 아이도 불과 몇 년 전까지 틱장애라는 기나긴 터널에 갇혀 힘든 시간을 보냈던 터라,
틱장애를 보자마자 힘들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우리 아이는 킁킁 소리를 내는 음성틱과 눈과 고개, 팔과 다리를 반복적으로 흔드는 운동틱이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아이가 내는 소리와 행동을 보고 있으면
짙은 안개가 온 천지를 감싸 한 치 앞이 안 보이듯,
앞이 캄캄하고 가슴이 답답하였다. 항상 우울하였고 웃을 일이 없었다.
불안감이 엄습해 와, 쉽사리 화를 내고 짜증을 냈다.
나의 불안은 우리 아이가 평생 저렇게 살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서 오는 불안이었다.
나의 불안은 내 표정과 말에 묻어났으며, 늘 근심 어린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게 했다.
나는 아이의 치료를 위해서 열심히 했다.
아이를 병원에도 데려가고 상담센터도 데려갔다.
주말마다 여기저기 좋은 곳에 데려가고..
몸에 해로운 것은 먹이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좋다고 하는 거는 다 해보았다.
쉽사리 좋아지지 않아 애타고 있던 찰나에
나를 상담하던 선생님께서
"엄마가 편안해져야 아이가 좋아집니다. 어머니, 아이를 편하게 키우세요.
엄마가 모범생이면 아이가 힘들 수 있어요"
그 순간 뒤통수를 쿵 얻어맞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가장 이상적인 양육방법으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다.
그런데 그게 아이를 더 힘들게 했다는 것이다.
'내가 변해야 아이가 편안해지겠구나.'
그 후 나는 걱정과 불안으로 제한했던 것들을 하나하나씩 허용해 주었다.
먹는 음식, 자는 시간, 게임시간 등등
아이를 옭아맸던 규칙들이 사라지면서 나도 아이도 편안해졌다.
그 후 오랜 기간 아이와 나를 힘들게 했던 틱장애도 사라졌다.
간혹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틱장애를 가진 사람 사람을 보면 지난날이 떠올라, 응원의 마음이 생긴다.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틱은 자라면서 대부분 사라집니다. 편안한 마음을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