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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렌 풋볼 Mar 31. 2020

UEFA 징계가 비춘 맨시티의 추악한 민낯

맨시티가 클럽 창단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달 14일 유럽축구연맹(UEFA)은 맨시티가 FFP(재정적 페어플레이) 룰을 위반한 것을 확인하여 이들에 UEFA 주관 대회 2시즌 참가 금지 처분 및 3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UEFA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서도 자체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번 판결들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맨시티는 구단 존립에 엄청난 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물론 맨시티 측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이들은 UEFA가 성명을 발표한 즉시 혐의를 부정하며 약 500억을 투자해 50명에 달하는 변호인단을 꾸렸고, 결국 지난달 26일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를 등록했다. 이제 축구계의 모든 이목은 이들의 항소 결과, 그리고 맨시티가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국면에 쏠려 있는 상황이다.

맨시티의 미래는 이제 그 누구도 알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축구팬으로서, 우리가 그저 이러한 ‘현상’들에만 집중하는 것이 맞는 처사일까? 지금 우리의 시선이 향해야 할 곳은 맨시티의 미래도, 향후 프리미어리그의 판도도 아니다. 우리의 시선은 바로 그간 맨시티가 축구계에 벌여 온 추악한 행태, 또 이것이 축구계에 미쳐 온, 그리고 미쳐 갈 악영향에 집중되어야 한다.

UEFA의 이번 발표에 따르면 맨시티는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FFP 룰을 어겨왔다. 구단의 지출이 수익을 초과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말 충격적인 사실은 이들이 이러한 행태를 은폐하기 위해 스폰서쉽 수익 금액을 조작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축구계를 상대로 사기 행각을 펼쳐온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죄질이 나쁘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맨시티의 이러한 만행은 지난 4년간 유럽 축구계 전반의 생태계를 교란시켜 온 것이 되기 때문이다.

유럽 축구계에는 애초에 소자본을 기반으로, 혹은 재정난 속에서도 FFP 룰을 지키기 위해 그간 꾸역꾸역 팀을 이끌어 온 클럽들이 적지 않다. 경영난을 불사하고서라도 원칙은 지켰던 이들을 생각하면, 맨시티의 행태는 더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 간의 리그 순위 경쟁은 또 어떠한가? 맨시티의 만행이 없었다면 모름지기 그간 많은 경기 결과들이 달라져 있었을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리그 우승 판도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지난 13/14 시즌, 맨시티는 리버풀에 승점 단 2점을 앞서며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클래스는 돈으로 살 수 없다’.


언젠가부터 축구계에 널리 퍼진 이 말은, 막대한 자금으로 팀의 명성을 단기간에 끌어올린 맨시티와 같은 구단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판도가 변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맨시티의 자금력을 꼬집었던 구단들조차 그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행보를 걷고 있다. 하여, 이제 ‘클래스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말은 그저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된 듯했다. 하지만 10여 년 만에, 상황은 다시 역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정말 돈으로 클래스를 살뻔했던 맨시티는 결국 부작용을 이기지 못하고 자업자득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여러모로 이번 UEFA의 맨시티 징계 건은, 결과에 따라 큰 상징성을 띄게 되었다. 우리가 사랑하는 축구라는 스포츠가 부디 고결한 존재로 남을 수 있도록,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필히 당국의 현명한 판단이 내려져야 하겠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에 대한 피드백이나 잘못된 정보를 지적해 주신다면, 검토 후 수정하여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글로 찾아뵈는 글렌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 제공 = 글렌 풋볼

사진 = football / The Telegraph / ABC

김동우 기자 ehddnek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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