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푹 고인 발자국 위에도 다름없이 쏟아졌던 눈. 두툼한 털장갑의 뿌리 사이로 스며들던 왼손의 온기. 따뜻했던 너, 눈사람.
….
난 그때도 분명 깨달았다. 다시는 이런 겨울을 보낼 수 없겠다고. 돌아오지 않을 행복이란걸 알았을 때, 기억 속 너는 더욱 예쁜 겨울이 되었다.
이젠 너에게서도 눈이 내린다. 나를 재우던 그 푹신함이. 지금은 녹아내려 나를 익사시킨다. 호흡이 필요하다. 겨울이 필요하다. 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