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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환 Jun 01. 2021

시월에 살자

Nakamura yuriko - I’ll play Rhapsodies

소복이 쌓인  위에

내가 너를 그릴 수 있게

시월에 살자


녹아버리는 사월이 오면 어때

흙에 스윽스윽

너의 이름을 적으려고 해


그곳에 꽃도 심자

너의 이름 마지막엔 아주 이쁜 이응이 들어가니까

그 위엔 두 번째 아네모네를 심을래


물을 주면 흙은

꽃에게 흘러 녹아

온 힘을 다해 뿌리를 껴안겠지


아 흙 위에 적힌 수많은 이름이

봄을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었구나


사월에 살자

시월이 지나고 다시 오는

평생 바뀌지 않을 흙과 너의 이름으로


꽃을 심어 피우고

사랑하며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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