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를 가로지르는 다리 위 좁은 보행로 위에는
건너려는 사람만 있지 왕복은 안 한다
다리는 그러라고 만들어진 것 마냥 굳세다 올곧고
무너지지도 않았다
이제는 기차 같은 건 지나가지도 않는 철로와
다리의 완공 연도를 어림잡아 비교해 본다
그 사이에 두 눈을 꼭 감고 있으면 도착했던 어느 품
이제는 나에게 죽으라고 소리치는 세상들과
쇠 긁는 소리
죽음이 이별만큼 싫어지면 좋겠어
지구도 마찬가지고
나는 어떤 생물의 멸종은 모르지만
너는 내가 죽었으면 하고 종종 되뇔걸 안다
종종 기도하던 사람에게
누구한테 그렇게 빌어요 들어주나요
신이죠 뭐 예수님이거나
나는 믿는 거라곤 왕복 일차선 도로와 너밖에 없었는데
역주행이라도 해서 벌금이라도 왕창 물어낼까 싶다가
이러면 정말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게 될까 봐
웃으면서 인도로 걷지
그러라고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러는 사이에 다리는 다 건너고
돌아가는 방법을 까먹어서
너에게 빌린 삶은 이제 돌려줄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