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혼자 주절주절!@#$%?
주절주절!@#$%?
꼭 사회적거리두기 때문은 아니지만, 집에 있는 날이 많다 보니, 사람들과 만남은 뜸해지고, 종종 연락만 주고받습니다. 만남이 없으니, 용건은 사라지고 이상한 부탁만 늘어납니다. 사소하기 짝이 없어서 거절이 오히려 쌀쌀맞거나, 너무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런 종류의 부탁 말입니다.
예를 들어
연락 좀 대신 돌려달라거나,
네 멤버십으로 코스트코 이용을 부탁하거나,
집에 놀고 있는 태블릿이나 전에 쓰던 휴대폰 좀 빌려달라거나 하는 것들. 무작정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해달라는, 자신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 내 손해와 불편에 관한 미안함이나 유감 따위는 별로 신경 쓰지는 않는 부탁. 아무리 ‘사소하다’ 하더라도 사소한 것은 아무 때나 부탁해도 되는 것처럼 정당화로 이용되는 일방적인…….
오히려 거절을 위해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한 거절을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게 뭐 어렵다고 됐어. 끊어.’ 오히려 화를 내며, 공손 따위는 개나 줘버린, 명령에 가까워서 내가 마치 하극상을 벌이는 것 같은……. 자괴감을 들게 하는 순간이 생기기도 합니다.
네 주위엔 이런 애들 뿐이냐?
마치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닌 것처럼 훈계나 할 줄 아는 사람과 그냥 ‘해줘 버려’ 해결점 제시를 공감으로 잘 못 이해하는 사람.
그리고 "그럼 아이고~ 제 부탁을 들어주시다니,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네 사정 따위를 위해 주변 사람들이 납작 엎드려 온신경을 너한테 가져다 바치리?"하며 오히려 타박하는 사람.
그러니까~ 네 주위엔 이런 애들 뿐이니?
뼈 때리다 못해 심장을 파고드는 촌철살인의 울림.
그럼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일까? 저런 사람 중 하나일까? 아니면, 저 모든 게 나일까? 요즘 부쩍 이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타인을 통해 나를 발견합니다. 나는 얼마나 공손한가? 생각하며 스스로 되돌아보고 나면 부쩍 외롭습니다. 그건 저 부류의 사람 중 하나라도 내 모습이 발견돼서 그런 게 아니고, 그러거나 말거나, 내 안의 ‘꼰대’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도 아닙니다. (그냥 못돼 먹은 탓!?)
스스로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내가 어떤 놈인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건 '무척 외로운 거구나!' 할 뿐.
나는 지금 휴대전화 연락처 목록을 살펴 봅니다. 대략 300에 가까운 사람들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최근 통화 목록엔 저 중 10명이 넘지 않습니다. 그렇구나. 10명도 되지 않는구나. 천천히 연락처 목록을 정리해 나갑니다. 예상하지 못한 인연이 곳곳에 틀어박혀 있습니다. 잡초를 뽑듯 연락처를 정리해 나갑니다. 하수구 깊은 곳 알 수 없는 이물질이 막혀 있는 것처럼 나의 내면 꽉 막혀서 부패한 감정들도 정리되길 바라면서……. 공손하게 조심스럽게 나는 나에게서 조금 떨어지길 바라면서……. 나는 집에 머뭅니다. 나를 집에서 꺼내줄 누군가에게 ‘나랑 좀 놀아 줘’라고 부탁합니다. 부탁인지 구걸인지……. 휴대폰을 잠시 비행기 모드로 바꿉니다.
나는 집에 꽉 막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