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혼자 주절주절!@#$%? Part_2
!@#$%?
의심
사람 셋이 모이면 절대 혼자 자리를 비우지 말라고 했던가. 모여서 신나게 누군가 흉을 본다. 연예인 흉을 보기도 하고, 정치인들 욕이나 가깝게는, 자리에 없는 동기나 선배 혹은 직장 상사를 흉으로 삼각편대를 편성. 우리는 굳건히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러다 어떤 찰나의 순간, 숨이 턱 막히는 적막이 생기곤 한다. 한꺼번에 음료를 마시고, 서로 곁눈질하는 시간, 혼자 화장실도 못 가 '화장실 갈 사람?' 하며 둘 중 하나는 데리고 가야 했던. 그럼 나머지 한 사람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비밀은 의외로 별것 아니다.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나, 혼자만의 취미! 이제는 덕후나 오타쿠마저도 한심하거나 꼴불견이라 함부로 단정 지을 수도 없는 자신만의 숭고한 신념이랄까. 이런 비밀의 세계는 그 어떤 세계보다 불가해의 세계! 이미 특수한 영역으로 독자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중독
덕후는 덕후를 알아보는 법. 그들만의 세상에서 나 같은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사람은 무성욕자 따위로 소외되곤 한다. 어쩌면 비밀은 히키코모리의 방처럼 세상 일부와 단절된 세상이지만 다중 세계처럼 우리 세계의 한 단면일지도 모른다. 그러서일까? 우리는 자신의 세상과 다른 세상이 통하는 작은 틈새를 늘 마련해 놓고, 수시로 엿보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타인의 비밀을 엿보는 건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쾌감을 불러오지만, 반대로 타인에게 내 비밀이 들키는 건 내 세계를 침략, 침탈, 침공당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에 상호중독이 아닐 수 없다. 비밀의 중독성은 한 단계 버프이지 병이 아니다.
신뢰
내게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어. 아니 더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건 진짜 비밀이야.’라고 꺼낸 이야기는 대부분은 비밀이 아니였다. 그냥 나 혼자만 모를 뿐. 비밀다운 비밀 같은 건 애초에 없기 때문일까? 꼭 그럴듯하게 보여야만 비밀은 은밀해지는 것 아닐까. 너는 마치 강아지를 세 마리나 키우면서 귓속말로 '사실 고양이를 좋아해'라는 말(진실)을 들은 너의 표정은 고양이의 하악질 같았어. 은밀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에 은밀함을 씌우며 말하는 네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안심이야! 또 다른 너의 얼굴을 평생 알지 못하고 살았다면, 얼마나 무서운 일이겠어.
침묵
틈새로 무언가 새어 나온다.
비밀은 없다. 단 한 번도 비밀을 누군가에게 들키거나 들려준 적이 없다. 만약 내가 무언가 네게 말했다면 비밀이 아닐 것이다. 어제까지 간직하고 꼭꼭 숨겨두었던 세계가 오늘로 드러났다면 이미 어제란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밀은 발설하지 않을 때까지만 비밀이다. 이건 비밀인데……라고 말하려는 너는 지금! 다른 사람에게 말한 비밀 중 잊지 못하는 게 있다면 이야기해 보자는 너는 지금! 혹시 남몰래 혼자서 속을 끓이듯 품고 있는 비밀을 조심스럽게 꺼내 내보자고 하는 너는 지금! 비밀에 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자. 비밀이란 말을 비밀로 하자. 아! 얼마나 시간이 지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