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혼자 주절주절!@#$%? Part_2
첫눈이다
올해 첫눈은 뭔가 슬프다.
첫눈인데 첫 번째라는 의미가 그다지 와닿지 못하기 때문이다.
숱한 밤을 솔로로 흘려보냈을 때와 다른 슬픔이…….
베란다 난간을 넘어 내 소파 옆자리에 슬그머니 앉는다.
멀뚱멀뚱 쳐다보다 느닷없는 자기소개에 쓴웃음이 거실을 밝힌다.
자신은 감정이 아니라 감각이라고 운을 떼며
거울처럼 내 모습을 비춘다.
목이 늘어난 셔츠와 무릎이 축 늘어진 바지.
셔츠와 바지 곳곳에 언제 묻었는지도 모를 이상한 얼룩과
기름떼처럼 반들반들한 땀에 젖은 축축한 몸.
며칠 사이 열이 38도를 웃돌았지.
한참 동안 내려가지 않고 머물다가 놓고 간 그을음인가
그지 꼴이다.
앓아누워 있는 동안 한 번도 울리지 않던 휴대전화 벨 소리
여론조사 따위, 보험 가입 재촉, 대출한도 열람 등등.
외로움을 부추기는 별 쓸데도 영양가 없는,
알 수 없는 전화번호 몇 개만이 부재중으로 붉게 비치고 있다.
코로나19 시국에 감기는 단순히 감기가 아니었다.
흡사 좀비 바이러스처럼 언제든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을 내재된,
그러니까. 코로나가 아니라 감기임을 증명했야 하는 일종에…….
존재에 관한 물음 같은……. 생각할수록 길을 잃을 것만 같은…….
불완전하고 불투명한 벼랑으로 내몰리는…….
정체성 따위 어떻게 되든 말든 구할 의지나 힘조차 없는,
이건 뭐 불치병이 아닌가(……)
끝도 없는 궁상과 >..< 찌질함을 모락모락 지피는 아침
첫눈 따위에 비약이 너무 심한 것 아닌가? 묻는 물음에 답이 없는 슬픔.
나 그냥 사라져 버려도 아무도 모를 수 있겠구나!
생이 그리 끝나는 것만큼 슬픈 게 있을까
내리는 첫눈에 잠시 슬퍼했다.
그냥 좀……. 슬퍼해 보았다. (시X)
너도 나랑 함께 조금만 아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