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혼자 주절주절!@#$%? PART_2
!@#$%? Part_2
글쓰기의 첫 번째 적은 "뭘 쓸지" "어떻게 쓸지"가 아니었습니다. 일단 메모장이든 노트북 글쓰기에 적당한 프로그램이든 여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백지상태에 휙을 하나 긋거나 자음을 선택해서 입력하는 것입니다. 껌뻑껌뻑하는 커서의 고요에 찬물을 끼얹듯 글자를 완성하고, 낱말을, 문장을, 이어 붙이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요 며칠 몸도 안 좋고 축 늘어진 컨디션 때문에 책도 영화도 안 보고 이불속에서 지금 방영하는 TV 예능 프로그램을 찾아보며, 빈둥빈둥하던 것이 구정을 지나 곧 삼일절이 다가오는 게 아닌가! 학생들에겐 새 학기의 입구쯤 될 테고, 직장인들에겐 휴일이며, 자영업 소상공인들은 그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생계를 이어가는 날일 터, 그런데도 삼일절은 절기상, 뭔가~ 한 해의 본격적 시작과 동시에 긴장감을 바짝 쪼이는 묘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물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유관순 열사의 절실과 2022년의 내 생활과는 철저하게 오버랩하는 건 없지만, 당시 만세운동을 하던 질실과 비슷한 감정의 고조, 다짐의 되새김 같은 어떤 유사점이 은연중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삶과 대한독립만세운동은 너무 심한 비약에 별개일 뿐이고, 아무런 관련도 비유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혀 없다는 피력의 책임이 물큰 차오릅니다.
그러니까 이런 겁니다. 벌써 세 문단이 채워지는 순간, 내 글은 길을 잃고 마는, 어떤 기시감에 빠져 허우적허우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매번 글을 쓰고자 할 때 "뭘 쓰지?" "어떻게 쓸지?" 하는 고민으로 다시 노트북을 접는 일이 없도록, 우선 손이 가는 대로 적어보자는 게 일종의 글쓰기 결심 같은 것입니다.
사실 본격적인 글을 쓰기에 앞서 설계를 해야 하는데, 그 설계마저 글이기에 똑같은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머릿속에 머물고 있거나, 직관적으로 두서없이 낙서처럼 적은 메모 같은 걸 보고, 시놉시스를 적는 순간도 무수한 길이 생겼다가 사라지고, 새로 들어선 길에 들어섰다가 잘못된 길임을 알고 되돌아 나올 때, 되돌아 나오는 길 또한 새로운 길이라서 헤매고 다니다가, 나는 그 길 속에 갇힌 채로 벌러덩 누워 깊은 잠에 빠져버립니다. 다시 일어났을 땐 제발 그동안 지나온 길은 다 없어지고 갈릴 길 없는 새로운 길이 나타나길 바람으로.
쉽게 말해서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서너 장 넘어가면 갑자기 뚝 멈춰버린다는 것입니다. 분명 출구는 있습니다.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적당히 정해두기도 했는데, 뚝 멈춰버리는 이유는 뭘까? 뭔가 작심삼일처럼 작심석장이 되어버리고 오랫동안 결말에 이르지 못한 글자 주절거림이 서랍을 채우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든, 술 담배를 끊는 것이든 그 삼일을 넘기기 참으로 힘듭니다. 그래서 갑신정변으로 개화당이 3일 동안 정권을 잡은 일 따위와는 별개로 삼일천하란 말이 왜 이리 비통한지 알 것도 같습니다. ㅜㅜ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