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

늘 혼자 주절주절!@#$%? Part_2

by 지음 허투루
!@#$%? Part_2

평범한 날입니다. 물론 아직 세상은 코로나19로 방역 패스, 백신, 거리두기와 영업 제한 같은 여러 방역정책으로 시끌시끌하고, 좀처럼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는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근 이년이나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늘과 같은 평범한 고로나19 시국의 내일을 맞이할 것입니다.


평범이란 말을 잠시 떠올려봅니다. 뭐가 평범이고 평범하지 않은 건 뭔가? 재난문자가 알람처럼 울리고 지역사회 확진자 수와 방역지침을 준수해달란 애원에 가까운 떨림 그 사이로 눈은 내린다는 것. 산간 지역에 폭설 예비 특보나, 한파 특보 등등. 겨울을 알리는 소식의 '평범' 말입니다.


집을 나서려 하는데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구름 사이로 슬쩍 비집고 나온 햇빛에 녹지 않은 눈송이가 안경에 달라붙자마자 녹아버렸습니다. 마스크에 닿자마자 마스크를 벗겨버렸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아파트 단지. 그릇 속에 눈이 담기는 것 같았습니다. 주위에 아무도 없어 마스크를 잠시 내버려 두고 눈을 맞으며 걸었습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특별함. 마스크를 써야 하는 평범함.



눈은 한 편의 시다. 구름에서 떨어져 내리는 가벼운 백색 송이들로 이루어진 시. 하늘의 입에서 하느님의 손에서 오는 시이다.



그 시는 이름이 있다. 눈부신 한빛의 이름.





막상스 페르민 『눈』



버스에서 읽으려고 꺼내 온 아주 얇은 책 한 권. 첫 본문에 적혀 있는 글입니다. "박연준 시인의 산문" 『쓰는 기분』에서 "시는 평이함 속에서 기적을 꺼내는 일입니다." 했습니다. 언젠가 써먹을 데가 있지 않을까? 해서 휴대폰 메모에 적어두었던 저 문장. 눈은 너무나 평범하지만 마스크를 벗기는 눈은 평범하지 않습니다.

방역지침을 지키고, 어렵고, 고되고, 힘든 일상은 평범하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서 기적을 믿는 건 평범함보다 특수합니다. 그러는 면에서 로또에 당선된다고 해서 기적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 내 일상에서 평범과 평범 속에든 기적(시)은 뭘까?


버스에서 내리기도 전에 눈이 그쳤습니다. 턱 밑으로 내린 마스크를 다시 올려 씁니다. 오늘도 내일도 마스크는 계속 쓰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www.pik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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