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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월 Dec 27. 2017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내일도, 모레도, 앞으로도...

나는 나를 더 소중히 여기는 방법을 알려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리고 자기연민을 그만두는 방법을 알려줄 무언가도 필요했다.

너만 아픈게 아니고, 너만 피해자가 아니라고

아플수도 있고 힘들수도 있다고, 다들 그렇게 참으면서 사는거라고

너만 유별나게 아픈게 아니고 너만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고





'어른이 되는 것에 실패했습니다'라고 조물주든 창조주든 누구에게든 무릎 꿇고 울면서 사실대로 털어놓고 처분을 기다리고 싶은 밤이 있다.



공감해주는 책이었다.

인스타그램을 보던, 페이스북을 보던, 블로그를 보던

죄다 열심히, 멋있게 사는 사람들 뿐이었다.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 TV를 응시하는 나같은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뒤쳐지고, 무뎌지고, 무기력해지는 것 같았다.



조금만 내 욕심을 포기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는 사실을.


글쓴이는 어쩌면 내가 닮고 싶어하는 사람인 것 같다.

억지로 행복하다 주문을 걸지 않는다.

오늘따라 한심해보이나 언제나 그래왔던 것을 잊지 않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잘 해보자고 달달한 초콜릿을 먹고도 잘 하지 못하는 삶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생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지금 내가 현재를 살고 있는 것 자체가 인생이다.

내가 지금 음악을 듣고 있는것도, 드러누워 천장을 보며 멍때리는것도 다 인생이다.



사람이 못나서는 안되지, 한번 사는 인생 못나게는 살지 말아야지



곧 있으면 서른이 된다.

남편은 서른 별거없다고, 서른이 되어서도 지금과 똑같을 거라고,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서른이 되어서도 난 지금과 같이 지내겠지. 매일 게으름떨고 후회하고 또 먹는 것에 행복해하면서.


세상 모든 서른을 맞는 사람들이 모두 훌륭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도 훌륭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에 속한 것이다.

서른을 맞이함에 앞서 간단한 나와의 약속 몇가지를 정해두려 한다.

거창한 신년계획 같은 타이틀은 붙이지 않는 것이 혹시 후에 잘 지켜지지 않았을때 죄책감을 덜 느끼기가 좋을 것이다. 그냥 서른을 맞이하는 나와의 작은 약속 몇가지이다.


1. 내가 좋아하는 이 공간에서 행복하게 글 쓰기

2.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언성을 높이지 말고 너그러워지기

3. 업무는 두번 세번 보고 꼼꼼히 하기



서른이라고 특별할 거 없다면서

나는 한번도 해돋이를 본 적이 없는데도

서른이 되는 1월1일 새해를 보러 산에 오를 계획을 하고 있다.


이렇게 인생은 계획대로, 마음대로 안되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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