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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한평 Apr 29. 2024

91년생, 다시 대학교에 가다.

중간고사

시험 일주일 전.

4월 22일부터 26일까지는 중간고사 시험을 보는 주이다.

이 나이에 중간고사라는 걸 볼 줄이야...

새삼스럽다.^^

시험 전 주부터 학교에 남아서 공부하고 집에 도착하면 11시~12시가 되었다.

정신도 없을뿐더러 11과목을 시험준비가 가능한가 싶으면서도 일단 머리에 때려 박았다.

이렇게 해도 절반이상의 과목을 전 날에 벼락치기해야 하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기도 하면서 매일 '이게 맞나'싶다.

심지어 주말에 알바를 다 빼지 못해서 토요일 3시간, 일요일 3시간만 일하는 걸로 편의를 봐줘서 다행히 시험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일이라는 걸 해서 그런지 몸이 힘들었지만 어쩔 수 있나, 내 팔자려니 하고 공부에 열중했다.

전략적으로 버스를 타고 가면서 공부를 하고 학교와 터미널 중간지점에 꽤 괜찮은 시설인 도서관이 있는데  거기서 공부하고 시험 보러 바로 가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잠이 들었다.


시험당일

드디어 시험 당일의 아침이 밝았다!

정확히는 아침이라기보다는 새벽 6시였다.

그래도 나이 좀 먹었다고 20대 때와는 달리 떨리는 건 없었다. 준비하고 버스를 타서 바로 시험과목 요약집을 폈다. 졸린 눈을 부여잡고 오늘 볼 시험 정리를 하고 나니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오늘따라 빨리 도착한 거 같이 느껴졌다. 바로 도서관으로 향하여 나머지 시험 정리를 한 후 시험을 보러 학교로 향하였다. 반 친구들과 인사를 한 후 바로 다시 요약본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학교에 와서 그런가 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진짜 생각 안 날 거 같은 문장과 단어를 외우는 전략으로 해봤다. 이 전략으로  일주일을 임한 결과, 확실히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중간고사 3일째.

수요일에는 3과목을 시험 보는 날이다.

월요일, 화요일에 너무 쏟아부었더니 슬슬 머리가 아파오고 눈에 잘 들어오지가 않는다.

아니, 그리고 국가가 지정한 공휴일과 학교 체육대회 및 축제를 한다고 보강이 휘몰아치고 있는 와중이었는데 시험 30분 보고 바로 보강이라니..!

진짜 이게 맞나 싶었다. 이건 아니다..

심지어 공부하다 자버리는 바람에 공부를 거의 하지 못했다.

역대 최대 위기다!

그렇지만 어쩌겠느냐, 시험은 봐야니까 새벽 5시 30분쯤에 출발을 하였다. 일찍 가서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내차로 출발을 하였다.

그런데 하늘에 구멍이 났는지 비가 엄청 내렸다. 앞이 잘 안보일정 도니 징조가 안 좋으려나 싶었다. 공부를 안 하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나에게 어이가 없었다. 도착하여 첫 시험인 영어를 차 안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공부를 하였다. 나름 운치 있었다! 시험 결과는 벼락치기한 것 치고는 잘 봤다고 생각했지만 지금까지 제일 못 봤다..

바로 보강을 하셔서 다음 시험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 교수님께는 죄송하지만 보강시간에 다음시험을 준비했다.

근데 다음시험 볼 내용이 꽤 양이 많았다.

한숨이 연거푸 나왔지만 어자이 찌 시험을 본 결과, 역시 벼락치기한 것 치고는 나쁘지 않았지만 잘 한건 아니니까..

마지막 시험은 3시간 공강이 있어서 얼른 점심을 먹고 도서관으로 향하였다.

3시간이니 충분히 외울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했지만 왜인지 암기가 잘되지 않았다.

그 결과, 안다고 생각했던 것도 갑자기 생각이 안 나서 당연히 안다고 했던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답답한 시험시간이었다. 생각해 내려고 온몸에 긴장을 해서 그런지 땀을 엄청 흘리면서 시험에 임했다. 결국, 쓰지 못했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하루에 3과목 시험이라니 너무너무 지치는 하루였다.


중간고사 시험 마지막 날.

마지막 날 시험은 그리 못 보지는 않아서 나름 최악은 아니었다. 그리고 전날인 목요일 시험을 죽 쒀서 그런지 좀 무뎌진 것도 있었고 끝났다는 생각에 기분이 상쾌했다. 반 친구들이랑 바로 편의점을 가서 맥주 한 캔씩을 구매하여 정자에서 바로 드링킹 했다. 맥주가 이렇게 시원했나?

맥주를 마시니 지끈한 머리통증도 사라졌다.

11과목 첫 시험은 이렇게 끝이 났다.

다들 바로 기숙사에 있지 않고 한 명씩 부모님이 있는 집으로 향했다. 너무 다들 고생하기도 했고 아픈 사람들도 있어서 마음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근데 면역력 쓰레기인 왜 나는 괜찮은 건지 의문이지만 생각해 보면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서 그런가도 싶다. '왜 아직도 마스크를 쓰지?' 생각하는 독자들도 있을 텐데 이 마스크 이야기는 나중에 특집이나 이야기할 게 없는 날에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첫 시험을 본 소감은,

미리 공부를 하자는 것, 11과목은 진짜 쉽지 않다는 것, 성적순으로 취업이 되는 취업전문학교라 걱정이 돼 진하다. 가뜩이나 나이도 많아서 걸리는데 성적마저 안 좋으면 그만 다니는 상황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걱정만 가득 안은 채 집으로 향하였다.

중간고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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