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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한평 Apr 15. 2024

91년생, 다시 대학교에 가다.

일과 공부 그 어느 사이..

어느덧 학교를 다니고 있는지 3주째 되었다.

나는 여전히 힘든 통학을 하고 있고 주말에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잘 살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열심히는 사는 건 맞는 것 같다.


더 열심히 살기 위해서 3월 23일부터 29일까지 전회사 일을 도와주기로 했다.

'일주일이니 뭐 죽었다 생각하고 해 보자'는 다짐을 하고 토요일부터 일을 하러 나갔다.


그래도 3주 만에 봐서 그런지 많은 직원분들이 반겨주었다. 근데 다들 표정이 썩 좋지 많은 않았다. 인원은 부족한데 일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 보다. 내가 오기 전부터 다들 고생한 모습이다. 인쇄하는 프린터 관리하는 사람이 부족해서 나는 인쇄실로 들어가서 도와주기로 했다. 종이가 뭉치로 오면 얼마나 무거운지를 여기 와서 실감하게 되었는데 또다시 느끼게 되었다. 옮기고 프린터 40대에 종이를 넣고 출력완료된 작업물들을 모으는 작업이라 단순작업인 것 같지만 장시간 서있고 무거운 걸 옮기다 보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래도 점심 주고 저녁 주니까'라는 위안을 삼으며 일을 진행하였다. 점자프린트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타공(점을 기계로 찍는)으로 출력되는 기계라 "딱 딱 딱 딱 딱"소리가 40대인 기계가 소리가 귀에 맴돌아서 이어 플러그를 끼고 작업하였다.

이어 플러그까지 낄 정도냐고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소리가 콩알탄이라고 어렸을 때 많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 있는데 딱 그 소리가 좁은 공간 안에서 40대가 소리 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작업하면서 어느 정도 몸에 익숙해져서 이어 플러그 대신 이어폰을 끼고 틈틈이 수업에 있어서 모르는 부분 강의를 들으면서 작업을 하였다. 처음엔 열심히 듣다가 프린트 종이가 걸리는지, 출력물 순서가 엉키진 않는지 확인해 주어야 돼서 집중이 잘 안돼서 듣던 인터넷 강의는 멈추고 일에 매진하였다.


주말은 이렇게 경제활동으로 보냈다. 주말이니까 이렇게 여유가 있게 일을 다녔지만 이제 평일부터가 나에겐 시작이었다.


학교 끝나고 바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서 출근을 하였다. 도착하면 평균 6시쯤 되었는데 12시~1시까지 일을 했었다.


평일엔 내가 진행했던 업무 중에 하나인 전국 각 지역마다 포장을 하는 것이다.

이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 반이상이 해보진 않아서 출근만 하면 넋이 나가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두 번이나 해본 나는 이해가 됐었다. 사실, 이걸 하기 싫어서 학교 안 다니더라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화요일부터는  "언제 오냐, 빨리 와라"는 전화가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왔다. 나한테 이 정도까지 의지할 정도면 정말 급하고 힘든가 보다.


목요일이 최고조로 달했었다. 왜면 제시간에 물량을 못 맞출 수 있는 상황이었다. 금요일은 오후부터 수업이 있어서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도와주기로 했다. 사실, 지금도 이미 체력이 한계다.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해주는지 나도 모르겠지만 아마도 같이 일했던 정이 남아있나 보다.


결론은 내가 할 수 있는 할당량은 최선을 다했다. 이 사람들을 남기고 퇴사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 한편으로는 퇴사해서 다행이다.


일주일 동안 학생신분으로 직장에서 전체 컨트롤을 한 안 해도 될 법한 경험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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