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 말고, 응답하라
최근에 읽었던 송숙희 작가의 <일 문해력>에선 “반응 말고 대응하라”란 구절이 나온다. 책에서 정의하는 반응은 상대방 말에 예, 아니오 로 대답하는 것이고 응답은 상대의 말을 요약하고 여기에 자기 의견을 덧붙이는 것이다.
난 응답에는 상대방의 말 행간에 숨어 있는 뜻을 파악하는 능력도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는 상대방과 좀 더 나은 의사소통을 위해서 반응 아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반응은 나만 생각하는 것이고 대응은 남까지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남까지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이 사회에서 더 큰 인정과 존중을 받기 마련이다.
이 책에 나오는 예시를 살펴보자.
<1번> - 반응
송 팀장 : 5시까지 기획안 올려주겠어?
(10분 후)
김 대리 : 예.
<2번> - 대응
송 팀장 : 5시까지 기획안 올려주겠어?
김 대리 : 알겠습니다. 어제 말씀하신 기획안 5시까지 차질 없이 준비해 올려드리겠습니다.
어떤가? 1번 사례에서 송 팀장이 김 대리를 신뢰할 수 있을까? 2번 같이 상대방 말을 요약해 자기 의견을 덧붙인다면 송 팀장이 듣기에 훨씬 믿음직한 답변이 된다. 그리고 이는 데드라인을 맞출 수 있냐는 송 팀장의 마음까지 고려한 답변이기도 하다.
나도 예전에 팀장이 윗선에 보고할 관련 자료를 타 파트로부터 받아놓으라고 지시받았었다. 나는 그 말 그대로 타 파트에서 자료를 받아놓기만 했었다. 그다음 날 팀장이 나에게 이렇게 묻더라. “그 자료 바탕으로 우리 부서에 맞게 작성해 뒀어?”이때 식은땀을 흘리며 변명했던 기억이 선하다.
이때 나는 대응 아닌 반응을 했다. 만약 내가 대응을 했더라면 이런 지시를 받을 때 이 자료가 왜 필요한지 물어보고 “우리 부서에 맞게 작성해 둘까요?”라고 물어봤을 것이다.
물론 팀장이 두루뭉술하게 지시한 점은 문제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명확하지 않은 지시를 하는 상급자들이 많다. 이럴 때 이런 상황에 불평하기보단 질문을 명확하게 만들어주는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편이 내 미래를 위해 더 낫다.
우리는 어떠한 일을 마주했을 때 반응이 아닌 대응해야 한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은 중고등학교 때뿐만 아니라 성인이 돼서도 중요하다.
Image by Ryan McGuire from Pixabay
책 : <일머리 문해력> 송숙희, 교보문고,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