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고 다시 시작하는 힘
“나는 이 무언가도 가진 게 없어.”
한때 제가 가장 자주 했던 말입니다.
그 시절의 저는 자신을 설명할 단어 하나가 떠오르지 않는 사람 같았습니다. 능력도, 기술도, 열망도, 운도, 커리어도… 무엇 하나 내세울 것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세상은 늘 ‘무엇을 가졌느냐’로 저를 평가하려 했고, 저는 스스로를 점점 작고 하찮은 존재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자존감은 매일 조금씩 쌓아야 하는 불안정한 언덕 같았고, 작은 실수 하나로도 무너지는 모래성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도, 아무 기대 없이 시작한 일들 속에서 저는 조금씩 ‘나’를 회복해갔습니다. 누군가의 곁에 조용히 머무르는 일, 말없이 귀 기울이는 시간들, 크지 않아도 진심이 담긴 도움들. 그런 소소한 경험들이 제게 따뜻한 체온을 돌려주었습니다.
브레네 브라운의 말처럼, “스스로에게 부드럽게 말하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자존감의 회복”이라는 생각을 저는 이제 조금 알겠습니다. 남을 증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관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는 현장, 작은 손길이 누군가에게는 큰 숨이 된다는 사실...이 모든 것이 제게 자존감이라는 이름의 조용한 신뢰를 돌려주었습니다.
자존감은 스스로에 대한 거대한 확신이 아닙니다. 오히려 삶이 나를 버리지 않았다는 소박한 신뢰에 가깝습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 누군가가 곁에 있어주는 경험, 내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순간...그때 비로소 우리는 “내가 있어도 되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회복합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저는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남을 돕기 위해서라기보다, 누군가의 곁에 있음으로써 그가 조금 더 숨을 쉴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 과정에서 저는 아주 조금씩 제 자신에게도 그런 존재가 되어주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도 혹시 지금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느끼고 있다면, 이 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이유 없는 선물이 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 사실을 자주, 그리고 조용히 떠올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