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너머의 나로 살아가는 법
나는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그 길을 걸어오면서, 한동안 직업 속에서 나의 존재를 온전히 증명하려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그 도움으로 작은 변화를 만들어낸다면, 그것이 내 삶의 목적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직업은 내 삶의 중요한 일부이지만, 그것만으로 나를 설명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나는 직업 너머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나라는 사람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우리는 흔히 직업으로 자신을 정의하려 합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지?”라는 질문은 자연스러운 물음이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어버릴 때, 우리는 직업 속에서만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직업은 세상에서 맡은 역할 중 하나일 뿐, 나를 규정하는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더 자주 던지려 합니다.
사회복지사로서 나는 많은 사람의 삶에 개입하며 그들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그 경험은 분명 내 삶을 풍성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나 자신을 잃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여정은 곧 내가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남길 수 있는지와도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직업은 내 존재를 증명할 수는 있지만, 내가 진정으로 나를 찾아가는 길은 직업 너머에 있다는 사실을. 사회복지사라는 일은 나를 빛나게 해주지만, 그 빛을 오래 지키는 힘은 내가 나 자신에게도 다정히 손을 내밀 때 비로소 생겨난다는 것을.
혹시 당신도 지금 직업 속에서만 자신을 증명하려 애쓰고 있나요? 그렇다면 꼭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직업은 당신의 전부가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이 세상에 기여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 당신의 존재는 그보다 훨씬 크고, 넓고, 깊습니다. 직업은 도구이지만, 당신의 삶의 태도와 방식이야말로 존재를 완성하는 열쇠입니다.
나는 이제, 직업 너머의 나를 배우고자 합니다. 타인을 돕는 과정에서 나 자신을 돕는 일을 잊지 않고, 직업 속의 나와 삶 속의 나 사이에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려 합니다. 그 길 위에서 비로소 나는, 더 따뜻하게, 더 단단하게, 사람들 곁에 서 있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