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삶을 직업 너머로 바라보는 법

by Eunhye Grace Lee

제가 사회복지사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제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이 직업을 통해 타인과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제 존재를 실현하며, 누군가의 삶에 작은 긍정적 변화를 더해갈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 큰 의미와 보람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의미가 직업 그 자체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는 것을요. 직업이 제 존재의 전부가 되는 순간, 저는 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직업만을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자신을 정의하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저는 경험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직업이 존재를 규정하는 순간, 사람은 직업을 통해서만 존재하는 이로 남게 되며, 그것은 곧 존재를 한정하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에게 중요한 것은 사회복지사로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통해 제 존재를 정의하는 것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은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기 위한 노력 속에서 저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배움이 곧바로 제 존재를 완성해 주지는 않았습니다. 직업을 넘어선 삶의 방식, 다시 말해 제가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가 훨씬 더 중요한 물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란 단순히 직업에 머무르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이자 삶의 방식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은 결국 제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일만으로 제 존재가 온전해지지는 않았습니다. 제 존재는 직업 외의 자리에서도 의미를 찾아야 하고, 또 찾을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오늘도 묻습니다. 사회복지사로 무엇을 하고 있느냐보다,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느냐가 제 삶을 결정짓는 본질적인 질문이 되었습니다. 직업이 존재를 형성할 수는 있지만, 결코 존재를 전부로 대신할 수는 없음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이 글은 제가 사회복지사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직업 너머의 존재에 대한 성찰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서 쓰였습니다. 사회복지사는 제 삶의 중요한 일부이지만, 제 존재의 전부는 아닙니다. 직업을 넘어, 제가 진정으로 살아갈 방식을 찾아가려는 여정이 제 삶의 과제이자 배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직업과 존재,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제 삶의 의미를 다시 세워가는 여정이기도 했습니다.


혹여 이 글을 읽으시는 분께서도 자신의 직업과 삶의 의미를 함께 성찰하고 계시다면, 제 작은 기록이 그 길 위에서 잠시 머물러 생각할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전 01화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