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
버텨야 한다. 조금 더 버텨야 한다.
옐로우와 브라운의 절묘한 컬러가 나올 때까지.
내 몸의 수분이 모두 날아갈 때까지.
내 몸에 체지방이 모두 빠질 때까지.
나도 탱글탱글 촉촉했던 때가 있었어요.
나도 다른 애들처럼 잘 나갈 줄 알았어요.
그런 나는 너무 뒤에 있었어. 너무
밑에 있었어요.
그래도 기다렸어요. 내 순서가 올 때까지.
평평하고 하얀 물체가 나를 들어 올려
둥근 공간으로 옮겨 줄 때까지.
하지만 나를 여기 남겨두었어요.
나에게 이렇게 말하며.
“남은 건 누룽지해먹어야겠다.”
나는 남은 거예요.
밥알이 되면 끝날 줄 알았어요.
그게 내 운명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내 운명은 달랐나 봐요.
내 운명의 종점은 누룽지역이었어요.
밥알이 되기 위해 그 뜨거운 물을 견뎌냈는데. 이제는 더 뜨거운 공간을 버텨야 한다니.
누룽지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누룽지 되려고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절대로 누룽지 무시하지 마세요.
나에게 이렇게 얘기해주세요.
“누룽지 되느라 정말 고생했어.”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어."
"우리 멋진 누룽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