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첫 작품
소설을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몇 편을 그냥 썼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소설 공모전이 있어서 지원을 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날짜가 얼마 안 남았었습니다. 제게 아주 나쁜 버릇이 있는데 계속 미루고 미루다가 마지막에 미친 듯이 해서 겨우 해내면 다행이고 못해 낼 때는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마디로 저는 멍청한 것 같습니다. 병은 그냥 두면 절대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나쁜 버릇은 고치지 않으면 점점 더 나빠지는 거 같습니다.
소설의 초고를 써놓고 오늘 정리를 해야 하는데 게으름을 피웠습니다. 아침부터 기운이 없더니 쓸데없는 인터넷을 검색하고 다른 일들을 했습니다. 겨우 한번 고치고 우체국 문 닫기 10분 전에 달려가서 응모 우편을 보냈습니다. 우체국에 갔다 와서 급한 마음에 쓴 글을 천천히 읽어봤는데 읽으면서 부끄럽고 답답했습니다.
글자도 틀린 게 많고 내용도 정리가 안되어있었습니다. 창피했습니다.
나란 인간은 왜 이렇게 맨날 게으름 피우다가 일처리 하나 제대로 못하나 싶습니다.
이렇게 인생 미루다가 인생 망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미루는 습관을 고칠 수 있을까요?
그래도 첫 도전에 의미를 두려고 합니다. 지금은 엉망이지만 점점 더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겠지요.
소설의 초고를 쓰면서 혼자 키득키득 웃고 혼자 울컥했습니다. 저는 디자인을 전공해서 글보다는 이미지, 그림을 많이 그렸지 문자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어렸을 때 몇 권의 소설책을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밀리의 서재, 윌라를 통해 오디오북을 들으며 소설의 재미를 많이 느낍니다. 성우들이 얼마나 재밌게소설을 읽어주는지요.
사실 저는 소설이나 문학이 쓸데없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실용주의 학문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소설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소설을 쓰면 즐거운 사람이 있고 소설을 읽으면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제가 좋아하는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소설을 읽는 이유는 우리가 인생을 한 번밖에 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단 한 번의 진행형이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 거라고요. 소설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영화를 무척 좋아합니다. 같은 영화를 수백 번씩 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소설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수백 번을 봤던 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도 스티븐 킹이라는 소설가가 쓴 소설이 원작이라고 알게 되었습니다. 소설과 영화를 통해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 작가와 감독의 상상력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느끼며 공감하고 세상과 사람에 대해 배우고 현실로부터 떠나 안식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소설이라는 장르에 당당히 도전할 수 있었던 힘도 영화의 힘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래 같은 영화를 수백 번 보는 사람은 나 말고 얼마 없을 거야! 독서는 많이 안 해도 성경은 꾸준히 읽었다고!”
그런 내 인생의 영화, 성경, 독서, 오디오북, 디자인이라는 INPUT을 무기 삼아 당돌하게 도전한 것 같습니다.
공식적으로 나의 글쓰기를 평가받은 것은 브런치 작가 신청입니다. 첫 번째에 실패하고 두 번째에는 집중해서 글을 쓰고 감사하게도 통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유튜브에 빠져 브런치를 멀리했다가 다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두 번째의 평가를 기다립니다. 너무 엉망진창인 소설을 보내서 주최 측에 죄송합니다. 그래도 두 번째 공식적인 평가를 향한 도전이란 것이 무의미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프로야구에서 뛰는 프로 타자가 타석에 10번 서서 3~4번만 쳐도 대단한 타자라는 평가를 받으니까요. 계속 휘두르면 땅볼도 치고 안타도 치고 홈런도 치겠죠. 저는 시험이나 공모전에 참여해서 떠벌리는걸 안 하는데 함께 글을 쓰고 소통하는 글쓰기 동지들이 있는 브런치에는 공유하고 싶어서 써봅니다.
우리 모두 글씨기의 프로선수가 되길 바랍니다. 그러기 전에 저는 미루기 습관부터 고쳐야겠습니다. 좋은 팁 있으신 분은 댓글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