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 성수 팝업 전시를 다녀오지 못한 분들을 위해 오늘은 특별히 제가 가이드가 돼서 안내를 하겠습니다. 자! 그럼 함께 출발해 볼까요? Let's go to the music!
핫하디 핫한 성수동에 등장한 거대한 실루엣과 작가의 여정이란 타이틀이 블랙 앤 화이트로 심플하게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건물 옆구리에도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 짜잔 하고 등장해 있네요. 입구 앞에는 예약대기와 현장대기가 두 줄로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전시가 11시부터라서 11시에 가면 괜찮을 것 같았는데, 도착해 보니 벌써 여러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죠. 예약하신 분들이 먼저 차례대로 들어가고 저는 15분 정도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브런치 작가님이신가요?"
"네"
"아, 그럼 들어오시죠."
뭔가 VIP 대접을 받으며 입장을 했더랬죠. 들어가자마자 워크북을 주시고 작가신분증을 짜잔 하고 만들어주었습니다. 대부분의 관람객분들은 작가가 아니셔서 여러 미션을 한 후 브런치 인턴 작가 신분증을 받으셨습니다. 현장에서 미션 완료하고 브런치에 글 3편을 쓰셔야 정식 브런치 작가로 등록하실 수 있다고 하시네요.
전시 입구에 들어서면 Prologue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응원글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죠! 쓰기만 하면 작가입니다! 작가는 누구나 될 수 있죠. 다만, 작가로 돈을 벌기는 아주 어려운 게 문제겠지만요. 흠흠! 그래도 자신감을 충전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곧바로 <Chapter. 01 어느 날 작가가 되었다> 코너가 등장합니다. 2023년 작년 제11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10 작품과 10인의 작가를 소개합니다.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수상한 작가님들을 보니 아주 멋있어 보였습니다.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와 주제로 중심을 잡고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표현하는 작품을 완성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말이 떠오르네요. 금의환향한 10분의 작가님들의 영롱한 자태의 사진들과 책들, 소품들을 보며 부러움을 만땅 채우고 다음 코너로 갑니다.
개인적으로 <Chapter.02 계속 쓰면 힘이 된다> 코너가 제일 좋았습니다.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유명해진 5분의 작가님들을 소개하는 코너였습니다. 책과 작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분들이었죠.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 정문정 작가>, <90년생이 온다 : 임홍택 작가>,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 황보름 작가>, <그냥이 어때서 : 윤수훈 작가>, <퇴사는 여행 : 정혜윤 작가> 5인의 브런치 작가님들이 브런치스토리에 꾸준히 작가 활동을 하며 성공한 스토리가 재미있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책, <90년생이 온다 : 임홍택 작가>의 작가인생 타임라인과 노트, 애장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노트에는 '나는 인류에 도움을 주는 글을 쓴다.' 내용의 비전선언문이 담겨있어서 놀랐습니다.
아, 나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전시 잘 왔다 싶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 황보름 작가> 역시 엄청난 히트작이죠. 이 베스트셀러가 처음에 브런치북으로 나왔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별로 관심을 못 받았다가 어느 순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브런치에 올린 글이 인기가 없거나 관심을 못 받아도 열심히 써야 한다는 정말 중요한 교훈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 정문정 작가>, <그냥이 어때서 : 윤수훈 작가>, <퇴사는 여행 : 정혜윤 작가> 3분 작가님들도 작가 노트, 애장품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작가님들은 노트에 필기를 깨끗하고 바르게 하고 계셨습니다. 대충 갈겨쓴 분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기록이었습니다! 기록하는 습관을 갖고 계셨습니다. 사진, 그림, 텍스트, 메모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간직하고 보관하고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좋은 글쓰기의 소재가 되는 거겠죠?
그리고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건 하나도 대충 사지 않고, 그리고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잘 기록하고 관찰하고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만은 브랜드를 굉장히 잘 정립하고 만들어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절제하고 버릴 건 버리며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인생을 정리 정돈하는 분들이었습니다. 비단 글쓰기뿐만 아니라 인생, 삶도 그렇게 살아간다고 보였습니다. '아, 좋은 사람이 좋은 글을 쓰는 거구나'라는 또 중요한 교훈을 습득했죠. 밥 먹는 거, 말하는 거, 걷는 거, 옷 입는 거, 잠자는 거 하나하나가 모여 나의 브랜드가 되고 나의 브랜드가 글과 책으로 만들어진다는 걸 느끼게 해 준 코너였습니다.
<Chapter. 03 나의 글이 세상과 만난다면> 은 나만의 브런치 북을 만드는 코너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자신만의 브런치 북을 디자인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카페나 분식점에 가면 재밌는 메모들이 적혀있는 포스트잇이 붙여있잖아요? 웃기면서도 영감을 주는 메모와 제목, 표지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중간중간에 특별 코너들이 있었습니다. 30일 동안 글쓰기 주제를 소개하고, 글쓰기 메모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30개의 글감 모두 의미 있는 주제라서 30일 글쓰기 챌린지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올해로 벌써 12회를 맞이하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마감이 10월 27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1회부터 11회까지 수상한 작품들을 모두 볼 수 있는 코너도 있었습니다. 저는 책 내용은 보지 않고 제목만 훑어봤는데, 제목부터가 책에 손이 가게 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첫째도 제목, 둘째도 제목, 셋째도 제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죠.
그리고 표지디자인도 너무-너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책표지들을 보며, 작가님들의 감성과 예민하고 집중하는 성격이 느껴졌습니다. 책표지는 수백 페이지의 책 내용을 용광로에 한 번에 녹여내서 만들어낸 한 장의 예술작품이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공을 들여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죠. 책을 쓰는 데 있어서 북디자인과 책 제목이 절반이라고 여겨야 할 것 같습니다.
글쓰기를 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훌륭한 도구인 마인드맵도 소개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브런치 스토리에서 요즘 자주 보이는 [틈]이란 코너도 소개해주었습니다. [틈]은 콘텐츠 큐레이션으로 매주 월요일 새로운 주제가 공개되면 그 주제와 연관 있는 좋은 글, 작가, 작품을 소개해주는 콘텐츠라고 합니다. 저도 한번 참여해 봐야겠습니다.
브런치 스토리의 대표 문장이죠. C.S. 루이스의 문장입니다. 이 문장을 에필로그로 작가의 여정은 끝이 납니다. 작가님들의 노트를 보며 삶과 글을 대하는 태도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작가님들은 허투루 사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펜을 하나 사더라도 자기를 나타낼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펜을 샀고, 치밀하게 계획적이고, 엄청나게 성실하고, 꾸준하며, 집요하게 자신을 관리하는 분들이었습니다. 브런치 스토리를 통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지만 훌륭한 작가가 되는 방법은 어떤게 있는지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역시 왕도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건 힘을 다해서 계속해서 KEEP GOING 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