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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솔 Oct 03. 2016

自分探し- 자아 찾기

나를 좋아해 준 당신에게



내가 좋아하진 않았지만 나를 좋아해 준 사람들이 있다. (이성으로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난 지금과 별로 다를 게 없었다.
당시의 난 지금처럼 불안하고 늘 걱정과 고민에 힘들어했다.
자존감도 역시나 없었다.
그런데 그런 나를 예쁘다고 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도 예전에도 나는 언제나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에게 나를 부정하기 바빴다.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고 
그들이 말하는 나를 부정하고 밀어내기 바빴다.

너는 참 좋은 사람이야
너는 참 괜찮은 사람이야
너는 참 예쁘고 매력 있어

이 말들이 진심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어쩌면 나는 가볍게 그들을 대하고 그들에게서 등을 돌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찍은 그 사람의 사진을 보며 문득 깨달았다.
아, 그 사람의 마음은 진심이었구나
그 사람은 진심으로 나를 그렇게 생각해주고 있었구나
나는 내 생각에 갇혀 그의 진심을 마음대로 해석해버렸구나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지금도 나는 내가 너무나 싫다.
부족하고 모자라고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은 내 진짜 모습을 모를 거라고 
진짜 나를 알게 되면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고 엄청나게 실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건 나의 생각일 뿐이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은 내가 어떤 모습이든 어떤 상태이든 나를 좋아해 준다.
좋아해 줬다.
나는 그런 그들의 마음을 감사히, 소중히 여기기는커녕 거짓부렁이라며 코웃음 쳤다.


나는 참 바보 같다.
나는 참 불쌍하다.



오늘 내내 좋아하는 일본 드라마 2편을 정주행하고 있다.
좋아하는 배우 고바야시 사토미가 나오는 두 편의 힐링 드라마
5화였나 3화였나 마지막 장면에서 "하나라도 더 행복한 일,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오늘을 살고 싶게 하고 내일을 살고 싶게 하는 그런 일을 찾는다면.."이라는 대사가 독백으로 흘렀다.
갑자기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내게 그런 일들은 참 많다는 것이다.
돈이 된다거나, 직업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지만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 -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이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고 있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에 나는 언제나 부정적이고 불안한 대답들만 늘어놓고 있었다.
그 마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모르고....
나를 욕하고 탓하고 그렇게 답답한 시간을 꾸역꾸역 지내고 있었다.

물론 이 깨달음도 오래 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오래가길 바라본다.
올해 들어 계속 부정적이고 힘든 일들만 생긴다.
일이 생긴 다기보다 그런 마음들만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원래 나는 부정적이니까~" 라며 끝맺고 싶지는 않다.

사실 나는 원래 긍정적이고 꽤 밝고 웃음이 많은 참 좋은, 예쁜 아이였다.
그래서 많지는 않지만 
몇몇의 좋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었다.
그리고 오늘처럼 나를 좋아해 준 사람이 뭐랄까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까
나 역시 그렇게 행복해도 된다는 이상한 결론이 생겼다.
( 그저 그 때의 나도 결국 나라고 마음대로 생각해버리는 걸 지도 모르지만 ㅎㅎ)


나는 지금 세상에서 누구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과 함께하고 있으니까
이 사람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내가 행복해져서 내 옆의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돈도, 직업도 없는 가난한 백수이고 취준생이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소소한 일들이 있고 
그 일들을 해나가고 있고..뭐가 그리 급하고 불안한걸까 나는!!
아직 25살이라는 젊은 나이니까 - 힘을 내보자!라고 마음에 새겨본다.


무엇도 잘 해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대로 그냥 삶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더 나아지지도 않을 것 같고 
괜찮은 사람이 될 것 같지도 않았다.
시간이 흐르는 게 무섭고 나이가 드는 게 무서웠다.
남들이 말하는 25살의 여자는.. 나와는 거리가 너무 멀었기 때문이다.
나는 왜 자꾸 남들의 말에 휘둘리는 걸까
뭐, 인간이니 어쩔 수 없는 거겠지만 조금 더 단단해지고 싶다.

엄마에겐 여전히 엉망진창 딸이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아주 조금만 더 나를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며칠 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라고 전화에 불이 나게 연락이 오시는 우리 김여사 님이
딸의 방황을, 自分探し- 자아 찾기를 조금만 더 지켜봐 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달라질 수 있다.
변화할 수도 있다.
더 괜찮아질 수 있다.
그렇게 내가 믿지 않으면 나는... 늘 이렇게 힘들 것이다.
그러니까 누구보다 내가 나를 믿어줘야지.

사람들의 사랑을 부정하기보다 감사하게 받아들여야지.






늘 미안한 네가 행복한 모습을 보니 왜인지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
좋은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야.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그렇게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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