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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rry Feb 18. 2021

뉴 노멀의 시대 싱글맘은 노멀이 될 수 있을까?

첫째가 초등 5학년 때 아빠가 돌아가셨다. 초등학생의 아빠가 돌아가신 것은 일상적인 일이 아니라서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 분들이 전부 문상을 오셨다.  함께 슬퍼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크지 않은 마을에 문중 제실이 있는 집성촌이라서 아이의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것은 전교생이 다 알 정도이다. 그 후 간혹 아들은 친구와의 싸움에 '아빠 없는 아이'라는 것이 약점이 되기도 했다. 


아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학교에서는 이름 없는 '장학금'을 주셨다. 성적우수장학금이나 학생회 활동을 한 것이 아니기에 장학금에는 딱히 이름이 없었다. 학교 발전 기금으로 들어온 기부금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지급된다. 아마도 '아빠 없는 아이'에 대한 학교 측의 배려인 것 같다. 이름 없는 장학금을 받은 아들은 마냥 기뻐하는데 함께 웃는 나의 미소 뒤에 물음표가 생긴다. 


아주 넉넉하지는 않아도 남편과 나는 둘 다 사업을 하고 있어서 마을 경로당 지을 때 기부를 하기도 했다. 아들 친구들 중에서는 형편이 더 어려운  아이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장학금을 받고 편하게 웃기만 할 수 없었다. 


아빠를 먼저 보냈기에 우리 가정은 '결손가정'으로 분류된 것이다. 결손가정이라는 의미는 정상에서 '손실'이 생겼다는 의미다. 아빠가 돌아가신 것은 손실일까?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이 땅에서의 삶이 짧으냐 기냐의 차이일뿐이다.  나는 죽음을 정상으로 규정한다. 설령 그 죽음이 빠를지라도! (이렇게 생각해야 좀 더 마음이 편해진다는 것도 한몫을 한다)  남편의 죽음은 정상이고 그렇기에 우리 가정은 결손가정이 아닌 정상가정이다. 그리고 금수저 은수저는 아니지만 소박하게 아이들과 먹고살 만한다. 우리 가정을 결손으로 보는 것을 거부한다. 


나는 노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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