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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rry Apr 30. 2021

현장 전문가들과함께 걷기1

현장 전문가  교육 과정 기록 (공공형 어린이집 교사 대상)


오후 4시 반, 100명 가까운 선생님들을 줌에서 만났다. 그 시간은 교사들이 아이들을 귀가시킨 후 교실을 정리하고 이제 허리 한번 펼 시간이다. 나는 이런 시간의 강의는 교사들에게 달가울 리가 없다는 것을 감안하고 화면 앞에 섰다.      


하루 일과를 마친 선생님들은 지쳐있겠지만, 오늘 내 강의는 지친 마음을 더 무겁게 할 지식 전달이 아니다. 교사들의 인권 보호와 교사의 감정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 말할 것이기에 이 강의가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언론에 아동학대가 간간이 보도된다. 유치원 어린이집 교사의 아동 학대가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몇 년 전 일까지 마치 어제 일처럼 반복되어 나온다. 무거운 처벌을 촉구하는 댓글 뒤에서 위축되어 있을 교사들의 어깨를 본다. 그런 위축된 마음으로 교실 문을 여는 교사에게서 아이들은 진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교실 속을 비추는 CCTV에는 아이들을 쓰다듬는 모습도, 넘어진 아이를 세워주는 모습도 어깨를 다독이는 모습도 CCTV 각도에 따라 학대 의심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가급적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이 오해를 덜 산다는 말이 돌 정도다.         

  

우리 지역에서 아동학대가 일어났다. 원장인 내게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의견을 묻길래 “대책 회의를 할 때 유아교육과 교수, 소아정신과 의사, 담당 경찰, 원장, 육아종합지원센터장, 아동보호 전문기관 담당자들이 참석할 텐데 교사를 대표해서 발언할 교사도 회의에 참석하게 해 주세요.”라고 부탁했다. 내 의견이 반영되어 현장 교사들이 대책 회의에 참석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 교사들은 ‘아동학대를 할 수 있는 장본인’으로 인식되어 있다.            


좋은 여건에서는 누구나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힘든 여건에서는 누구도 ‘나는 절대 아동학대 안 해’라고 확신할 수 없다.      


교사들에게 아동 학대의 선을 넘지 말도록 하는 것은 당연한 요구다. 그러면서 교사들의 근무 환경을 살피고 마음을 살피는 일도 함께 해야 한다. 촉구와 비난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장 전문가 과정은 앞으로 두 달 반 동안 강의 듣고, 독서 보고서 쓰고, 행동 중재 사례 보고서를 쓰면서 전문성을 키워나갈 것이다. 이렇게 교사들에게 정성을 다하고 싶은 것은 그것이 대한민국 아이들을 가장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장 전문가 1기 선생님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우리 모두 손잡고 이 길을 함께 걸어요. 누군가 힘이 빠져 쳐지면 양쪽에서 세워주면서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나아가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공형 어린이집 현장 전문가 과정 진행자 백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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