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사순절 시 쓰기 5. 태풍 앞에 선 포도에게
조용히 구절초가 홀로 피었다.
조용하게
아름답게
성실하게
다부지게
1년 동안 한 뼘이나 더 자랐다.
센 바람이 분다.
자란 키 때문에 더 많이 흔들린다.
바람이 얼른 지나가길
어깨를 웅크리고
눈을 질끈 감고 버텨본다.
정신없이 흔들렸는데
이내 잠잠해졌다.
바람이 지나갔나?
고개를 드니
'꽃님'이 손을 잡아준다.
'참나리 향기'로 지킨다.
'풀잎 잎새', '가을 달래', '토끼 구슬'이 미소로 지킨다.
'솜사탕 캔디'가 달달하게 지킨다.
모두가 곁에 서서 바람을 막아준다.
마당에 구절초가 한가득이다.
이제 한 뼘 구절초는 더 이상 바람이 무섭지 않다.
* 포도~ 우리는 함께 할 거니깐... 혼자가 아닌 거야~
멀찌감치 서 있는 앵두나무에 대형 깃발이 있다.
바람을 막아줄 깃발인지,
깃발과 함께 뿌리 뽑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