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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rry Mar 12. 2022

씨 뿌리는 꽃님 아가씨

2022 사순설 시 쓰기 4 꽃님 선생님께


그녀의 집에는 씨앗이 계속 생기는 항아리가 있다.

그녀는 오늘도 커다란 바구니 한가득 씨앗을 담고

양갈래 땋은 머리를 까닥거리며 씨앗을 심는다.     


돌밭에

기찻길 옆에

울타리 옆에

잡초 밭에     



하나님은 바빠진다.

그녀가 심은 씨앗에

햇볕을 주시고

바람을 주시고

비를 주신다     



씨앗이 열린다.

새싹이 자란다.

꽃이 피었다.   


   

가난한 식탁 위에

실망한 책상 위에

지친 거실 탁자에

연약한 할머니 방에     


온 마을이 꽃이다.     



그녀는 오늘도 씨앗이 가득 담긴 바구니를 들고

꽃을 피우러 간다.      



하나님은 더 바빠진다.

햇볕을 주시고

바람을 주시고

비를 주시고,


꽃들이 진 자리에 열매 속 씨앗을 그녀의 항아리에 담아두신다.





* 타샤 튜더를 꿈꾸는 꽃님 선생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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