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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rry Jun 27. 2022

몽골을 기억하며 7

관광객이 제법 있을 텐데 초원에는 여전히 화장실이 극히 드물다.


화장실을 만드는 것이 몽골에 어떤 도움이 될까? 관광객이 많아져서 삶이 나아질까?


인간이 만든 가장 나쁜 발명품이 수세식 화장실이라 했다. 냄새하고 역겨운 똥이 잠시 내 눈에 보이다가 물만 내리면 내 눈앞에서 사라지고 냄새조차 걱정할 일이 없는 수세식 화장실은 인류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을까? 정화조에서 처리해서 다시 흘려 내보내기까지 들어가는 긴 배관공사와 약품들이 인류에게 어떤 도움을 준 것일까?


사막에서 풀만 먹는 동물들의 똥은 냄새가 지독하지 않고 섬유질이 많기 때문에 모아서 땔감으로도 쓰인다. 배변 현상은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임을 인정하고 화장실을 따로 만들지 않는 몽골.  꽃을 따는 자세와 비슷해서 몽골에서는 화장실 갈 때 꽃 따라간다고 표현한다고 한다.  


초원에 화장실을 만들지 않는 몽골의 문화를 낙후되었다며 수세식 화장실 문화를 그들에게 내미는 것이 과연 그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한 것은 인류 역사에서 오래되지 않았다.


기후 문제로 지구가 점점 위기상황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몽골이 어쩌면 우리가 돌아가야 할 모습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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