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글귀를 기록합니다:)
학생한테 워라밸?
워라밸은 개나 줘버려!
by학원 영어쌤
학원이 수두룩 빽빽한 그곳은 여느 때와 똑같다.
창문이 없는 그 강의실에서는 계절을 알 수 없는 지극히 평범한 하루.
거대한 스크린을 마주한 백 명이 가까운 아이들.
빼곡히 앉은 모습은 살짝은 정겹다, 까만 뒤통수가 살짝은 무섭다.
아이들은 모두 앞에 선생님을 바라본다.
마이크를 끼고 허리에 손을 얹은 채로 선생님 역시 학생들을 바라본다.
"야, 진짜, 너희."
기가 찬다는 말투로 말씀하시던 선생님은 멈추신다.
적막이 흐른다.
이곳에 있는 백 명은 과연 백 명이 맞는 걸까.
정말로 감정을 가진 생각을 가진 인격체란 말인가.
이 순간만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절반이 넘는 명수가 '오늘 저녁은 편의점에서 때울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다시 말을 거신다.
"너희, 너희 직업이 뭔 줄 알아?"
"...."
"너흰 학생이야. 학생이라고."
"...."
"학생의 본분이 뭐게? 그건 드럽게 많이 들어서 알지?"
"공부요."
"그래 그거."
선생님은 아이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신다.
아직까지도 아이들은 선생님만 바라본다.
"학생한테 워라밸?
워라밸은 개나 줘버려!"
"학생이란 직업은 워라밸이 필요 없는 직업이야.
엄마, 나 2시간 공부했으니까 2시간 유튜브 볼게요! 그게 맞다고 생각해?
학생은 워라밸을 지키면 안 되는 직업이야.
뭘 해야지 워라밸을 지키든 말든 하지.
너흰 준비하는 단계니까 필요 없다, 이 말이야.
지금 워라밸 워라밸 따박따박 따지면서 놀 거 다 놀지?
나중에 못 놀아. 죽어도 못 놀아."
선생님은 아이들을 둘러보신다.
자신만을 바라보는 백명의 아이들.
아마 절반의 눈동자가 죽어있었을 것이다.
"동태 눈깔로 쳐다보지들 말고.
자, 다시 물어본다.
5 형식 동사가 뭐라고?"
그렇다,
그것은 모두, 5 형식 동사를 외우지 못해서 생긴 일이다.
역시나, 백 명 중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또다시, 이 백 명은 과연 한 명 한 명이 인격체가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일 수학숙제는 어떡하지.
5 형식 동사가 뭐였더라.
학생은 워라밸이 필요 없다.
100번 맞는 말이다.
잘 들어라, 에원아.
학생은 워라밸이 필요 없어.
넌 학생이야.
... 공부하자:)
오늘도 간절함 속에서 피어난 뜨거운 글쓰기를 이어나가는 에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