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꿈

꿈이 희망적인 암시였으면

by Eunice

한 밤중 방문을 마구 흔드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어젯밤 방문을 잠갔던 기억은 없지만 방문 밖에 있는 누군가가 내 방문을 열기 위해 소란스럽게 하고 있었다. 무서움이 엄습했고 나는 맞은편 방에서 자고 있을 남편을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악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는데 내 목소리는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힘없이 끙끙 거리는 소리로만 들렸다. 한참을 그렇게 나는 공포 속에 있었다.


잠에서 깨어 가위에 눌렸다는 것을 인지했다.

한참 만이었다. 작년 초 거의 한 달에 몇 번은 가위에 눌렸었다. 아이에 대한 걱정과 목적 없이 흘러만 가는 삶에 대한 무기력함으로 우울감에 싸여 있었고 그 괴로움과 불안은 주기적인 악몽으로 나타나며 점점 삶이 피폐해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후 병원 치료를 받으며 한동안 가위 눌림이 없었는데 오늘 다시 겪은 것이었다.


다시 잠을 청했다.

나는 다시 5명의 젊은 친구들과 즐거운 여행을 하고 있었다. 중간중간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지원을 받아 여행을 한다는 점에 살짝 신이 나 있었다. 필요한 서류를 받기 위해 들른 중간 Post에서 나는 중간 Test 성적이 나빠서 더 이상의 지원이 종료되었고 돌아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창피하고 아쉬운 순간이었다. 친구들이 다음 코스로 떠나는 걸 보면서 서류를 받지 못한 나는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아쉬움에 잠시 건물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인상 좋은 책임자 한분이 들어가는 게 보였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면 여성분이 나를 보더니 미소를 지며 다가와 무엇을 도와드릴지 물었다. 상황을 이야기하며 나는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지속 여행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를 물었고 책임자 실에서 무언가를 논의하고 나온 그 여성은 나에게 필요한 서류를 건네주었다. 그렇게 나는 동료들을 뒤쫓아 갔다.


또 한 번의 꿈이었다.

새벽 4시가 좀 안된 시간이었다. 이불속에서 뒤척이며 비교적 생생한 두 번의 꿈이 되뇌어졌다.

문득 꿈이 뭔가 암시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두 번의 꿈 모두 두려움이 있었지만 나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난 건 아니고 불행을 피한 상황이었어서 왠지 긍정적인 싸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고 3인 되는 작은 아이가 다시 공부를 해 보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담임 선생님께 들었다.

눈물이 나도록 기쁜 소식이었지만 동시에 다시 불안감이 엄습해 어떤 표현도 할 수가 없었다. 나의 희망이 한없이 이상적인 상황을 만들어 크게 기대하고 또다시 크게 실망하는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쁨보다는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더 크다


거의 2년을 성실하게 생활하지 않은 몸에 밴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뀐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런 상황을 머리로 인지하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 계속 아이에 대한 이상적인 기대를 만들어 낸다. 소망이고 바람이다. 지금 우리 아이 상황에서 기적이고, 꾸준히 열심히 살아온 누군가에게 어쩌면 불공정을 만드는 그런 바람이다.


그런데 절망적인 상황에서 절망으로 그대로 빠지지는 않았던 꿈처럼 나에게 엄습한 나쁜 기운을 막고 우연한 행운이 오는 일이 왠지 현실에서도 일어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신께서 나와 우리 가정의 평안을 위해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시겠다는 것을 암시하는 일 같았다. 그랬으면 좋겠고 그럴 것 같은 믿음이 생긴다.


아이가 방황하는 동안 아이에 기대를 한없이 낮추어가며 '이것 만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내가 가졌던 작은 소망들에 겸손하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과 나부터 하루하루 보다 성실히 살아가면서 나에게 주실 지 모를 기적과 같은 행운을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소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