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어. 나만 그런 거 아니지?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어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책에 손을 댔다. 내가 선택한 책,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어' 왜 하필 이 책이냐 물어본다면 큰 이유는 없다. 이 책의 삽화를 맡은 정오 작가가 바로 내 친언니다. 자랑하고 싶었는지 인터넷에서 책을 검색해 소소하게 자랑하던 언니가 문득 기억이 나서. 작은 입술로 쫑알쫑알, "BTS가 소개한 책이야! 해외에서도 번역돼서 나왔대."라고 했던 말들이 떠오른다. 그 뒤에 언니한테 책을 선물 받았다. 인스타그램 피드 속을 헤엄치다 보면, 이따금 이 책의 문구와 함께 소개하는 게시물을 본 적이 있다. 그런 소개 글이나, 구석에 보관해두었던 책 표지를 보면 언니가 은근슬쩍 자랑하던 때가 저렇게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책에 손이 갔다.
다 읽지는 못했다. 오늘 하루는 버거웠다. 면접, 미팅, 독서, 블로깅까지... 어느덧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어느덧 시간이 오후 9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책을 읽을 시간이 필요했고 글을 쓸 시간이 촉박했다. 책은 총 4챕터였고 약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2챕터까지 읽었다. 딱 절반가량 읽은 셈이었다.
비록 다 읽지는 못했지만,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무슨 책인가요?
중간중간 삽화가 들어 있는 감성에세이다.
인생이 고달플 때, 때때로 힘이 들 때 읽으면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는 글들이 적혀있다.
느낀 점
글은 작가의 사상, 생각을 담고 있다고 하지 않던가. 이 책에 있는 글은 작가가 겪었던 일을 담고 있다. 작가도 힘든 일을 겪고 수많은 생각을 거쳐오지 않았을까. 힘들었던 만큼 이 책은 묵묵하게 다가왔다. 투박하지만, 한 글자, 한 글자 감정이 묻어 나왔다. 나도 모르게 책을 읽으며 글에 나오는 제삼자의 과거, 나의 과거를 투영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행복했던 순간이 있다. 사람은 어째서 벅차게 행복하면 스멀스멀 불안이 흘러나오는 걸까. 나도 그랬다. 22년 짧은 평생 짧게 누렸던 행복기는 21년 초에 찾아와서 3개월 만에 사라졌다. 당시에도 나는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다 사라지면 어떡하지.'라는 근거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히는 때가 많았는데, 실제로도 그랬다. 작가도 말한다. 마음껏 행복할 수 있는 날이 내게도 올까.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행복이라는 건 사실 별거 없다. 영원한 건 없다지만, 불행도 영원할 건 아니지 않나.
내가 이런데 당신 마음은 어떨까.
이분은 상처 난 자리에 스스로 상처를 계속 내고 있었다.
잊지 말아야 한다는 죄책감 때문이겠지.
다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이런 사람들이 많겠지.
-77p <좀 더 나은 삶이기를>